태풍 습격한 9월, 늦더위에 기온 들쑥날쑥...비는 대부분 '힌남노' 영향

입력
2022.10.07 12:43
늦더위 기승부리다 9월 중순 2일 만에 8도↓
50년 만에 처음 관측된 9월 기온 하강폭
태풍이 비 쏟았지만 강수량은 평년 수준

'힌남노' '무이파' '난마돌' 등 태풍의 영향을 많이 받은 지난달 기온이 롤러코스터처럼 변화를 거듭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순쯤 태풍으로 인해 뜨거운 공기가 유입되면서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다가도 이틀 새 기온이 8도가량 뚝 떨어지는 급격한 날씨 변화가 이뤄졌다. 강수량은 평년 수준이었는데, 대부분이 힌남노의 영향이었다.

7일 기상청이 발표한 '9월 기후특성'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평균기온은 21도로 평년(20.5도)보다 0.5도 높았다. 다만 지난해(21.3도)보다는 0.3도 낮았다. 전국 강수량은 150.8㎜로 평년(84.2~202.3㎜)과 비슷했다.

지난달 상순에는 기온이 평년보다 낮다가 중순쯤 크게 오르며 늦더위가 나타났다. 원인은 태풍이었다. 제12호 태풍 무이파와 제14호 태풍 난마돌이 북상하면서 적도 부근 뜨거운 공기를 우리나라에 불어넣은 것이다. 9월 중순 전국 평균기온은 23.2도로 평년보다 2.5도 높았다. 관측이 시작된 1973년 이후 9월 중순 중 가장 더웠다. 광주의 경우 지난달 18일 일 최고기온이 34.5도로 역대 1위를 기록했다. 이날 전국 일평균기온은 26도였다.

늦더위는 빠르게 물러갔다. 북쪽에서 차가운 대륙고기압이 밀고 들어오며 이틀 새 무려 7.8도가 떨어졌다. 9월 중 이 같은 기온 하강폭이 나타난 것은 50년 동안 처음이다. 급격히 꺾인 기온은 9월 하순에도 이어졌다. 9월 하순 평균기온(18도)은 평년보다 0.5도 낮았다.

태풍과 함께 비도 많이 내렸다. 지난달 5, 6일 힌남노 영향으로 내린 비가 한 달 강수량의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집중적이었다. 기상청은 "5일은 태풍 전면에서 수증기가 모이는 지역에서 많은 비가 내렸고, 6일은 태풍이 우리나라로 근접할 때 상층의 찬 기압골 영향을 받아 강한 바람과 함께 많은 비가 내렸다"고 분석했다.

가장 영향이 컸던 경북 포항시에는 6일에만 342.4㎜가 쏟아져 역대 일강수량 2위를 기록했다. 1위 기록은 1998년 9월 30일 제9호 태풍 '예니'의 영향으로 내린 516.4㎜다. 18, 19일에는 난마돌이 일본 규슈로 북상하면서 동해안을 중심으로 큰비가 내렸다.

반면 9월 하순에는 이동성고기압의 영향으로 맑은 날씨가 계속되면서 강수량이 0.4㎜로 매우 적었다. 지난달 하순 강수량만 보면 역대 최저인 2006년(0㎜)에 이어 2위 기록이다.

오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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