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훈 동행명령, 김승유는 불출석... '반쪽' 된 금융위 국감

입력
2022.10.06 18:18
핵심 증인 줄줄이 빠져

6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국정감사는 핵심 증인들이 줄줄이 빠지면서 ‘반쪽 국감’으로 진행됐다.

정무위는 이날 감사를 중지한 뒤 전체회의를 열고 이정훈 전 빗썸코리아 의장에 대한 동행명령을 의결했다. 증인으로 채택된 이 전 의장이 우울증과 공황장애 등을 이유로 국감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회에서의 증언ㆍ감정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증인이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하지 않으면 위원회 의결로 지정 장소까지 동행을 명령할 수 있다.

당초 여야는 국내 코인거래소 빗썸의 실소유주로 알려진 이 전 의장을 상대로 아로와나토큰 시세조종설을 집중 질의할 예정이었다. 가상화폐인 아로와나토큰은 지난해 4월 빗썸에 상장된 지 30분 만에 가격이 상장가(50원) 대비 1,000배 이상 치솟아 시세조작 의혹이 불거졌다.

이날 국감에선 한국 정부와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 간 투자자-국가 간 국제분쟁해결제도(ISDS) 결과를 놓고도 공방이 이어졌다. 야당 의원들은 론스타가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에 해당해 애초 외환은행을 인수할 자격이 없었음에도 금융당국이 판단을 미뤄 사태를 키웠다며 책임론을 제기했다. 참고인으로 출석한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금융위의 심각한 직무유기”라고 날을 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중요 증인으로 채택된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사유서 제출도 없이 불출석하면서 이 역시 힘이 빠졌다는 지적이다. 여야는 오는 24일 예정된 종합감사에 김 전 회장을 출석토록 하되, 이때도 나타나지 않으면 동행명령장을 발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강유빈 기자
김정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