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윤석열차' 논란에 "창작의 자유 억압... 참으로 경악"

입력
2022.10.06 17:30
이재명, 만화예술인과 간담회 개최
민주당 문체위원, 인권위 진정 접수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을 풍자한 만화 '윤석열차'에 대한 정부의 엄중 경고 조치를 연일 비판했다. 윤석열 정부가 권력을 동원해 표현의 자유를 탄압하고 있다고 부각하며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은 물론 중도층 지지까지 끌어내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이재명 "보수정권 들어서면 창작 자유 억압"

이재명 대표는 6일 국회에서 웹툰협회 등 만화예술인들과 간담회를 개최하고 "대한민국 문화콘텐츠 사업이 전 세계에 알려지는 마당에 자유로운 표현을 정치적인 이유로 가로막으려 시도하거나 실행하는 일이 참으로 경악스럽다"며 "이상하게 보수 정권이 들어서면 블랙리스트 또는 문화예술계 창작의 자유를 억압하는 일이 벌어진다"고 정부를 비판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4일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등을 풍자한 만화 '윤석열차'에 공모전 금상을 시상한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 경고 조치를 내렸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민주당은 "권력을 동원해 표현과 창작의 자유를 막겠다는 반문화적, 반민주적 발상"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이 대표는 "창작의 자유로운 영역을 인정하고 확대하는 것이 국가의 역할"이라며 "문화예술 활동을 하는 여러분이 국가로부터 지원을 받고 격려를 받는 것도 부족한데, 국가로부터 부당하게 억압당하는 일이 벌어졌다"고 했다. 이날 간담회장에는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문화정책 원칙이었던 '지원은 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메시지가 적힌 백드롭(뒷 걸개)이 걸려졌다.

이재명 "학생 표현 억압하면 누가 창작에 나서겠나"

만화 '윤석열차'의 작가가 고등학생이란 점도 부각했다. 이 대표는 "직업적으로 한 일도 아니고 학생으로서 자유로운 표현을 한 것을 억압하면 앞으로는 누가 자유로운 창작에 나설까 걱정된다"고 꼬집었다.

민주당 관계자는 "최근 작품을 그린 고등학생을 향한 언어폭력이 상당히 가해지고 있는 상황으로 알고 있다"며 "이번 일로 창작 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는 문화예술계의 우려도 전달됐다"고 간담회 취지를 설명했다.

민주당 문체위원, 문체부 상대 진정서 제출

한편, 홍익표 의원을 비롯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문체부를 상대로 한 진정서를 국가인권위원회에 접수했다. 이들은 진정서에서 "문체부의 조치는 수상자인 고등학생의 헌법상 표현의 자유와 예술의 자유 등을 침해하고 심사위원과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의 헌법상 표현의 자유도 침해할 수 있다"고 적시했다.

강진구 기자
김윤정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