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도발은 중국·러시아 엄호 탓"... 싸잡아 비판한 미국

입력
2022.10.06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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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리 북 미사일 규탄 결의안 중·러 반대에 무산
유엔 미국대사 "북, 중·러 보호 장막 향유" 비판도
블링컨 미 국무 "북, 도발 계속하면 고립만 당할 것"


북한의 잇따른 탄도미사일 발사 도발에 미국이 다양한 무대를 통해 북한을 규탄하고 나섰다. 미국은 5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공개회의를 열었고, 중남미를 방문 중인 국무장관도 기자회견에서 북한 문제를 언급했다. 특히 미국은 북한 도발의 ‘뒷배’가 되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에도 비판을 쏟아냈다.

북한이 4일 비행거리 4,500㎞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쏘아 올리자 미국은 이 문제를 논의할 유엔 안보리 회의를 소집했다. 미국은 이날 열린 회의에서 북한은 물론 중ㆍ러까지 싸잡아 지적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북한은 올해에만 39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며 “다수의 회원국과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북한이 핵실험장을 재건하고 7차 핵실험을 준비 중이라고 보고해 왔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중ㆍ러를 겨냥, “모두가 알 듯 북한은 안보리 이사회 두 회원국의 보호 장막을 향유해 왔다”며 “이 두 국가는 북한의 반복된 도발을 정당화하고 제재 체제를 갱신하려는 모든 노력을 막으려고 애를 써 왔다”라고 꼬집었다. 또 지난 5월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에 나선 뒤 안보리가 대북 추가 제재 결의안 채택을 추진했지만 중ㆍ러 양국의 거부권 행사로 무산된 사실을 들어 “한마디로 안보리의 두 상임이사국이 김정은의 (현재와 같은) 행동을 가능하게 한 셈”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황준국 한국 주유엔대사도 “(지난 5월) 안보리의 침묵에 북한은 미사일로 답했다”고 지적했다.

칠레를 방문 중인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북한 때리기를 거들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계속해서 이러한 도발의 길로 간다면 그들의 행동에 대한 비난, 고립, 대응 조치 강화만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이날도 중ㆍ러 양국은 북한 옹호에 앞장섰다. 두 나라 유엔 대표들은 “미국은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에서 군사연합을 강화하고 핵 관련 군사 경쟁 위험을 높이고 있다”(겅솽 중국 부대사), “대북 추가 제재 도입은 막다른 길로 향할 뿐”(안나 예브스티그니바 러시아 차석대사) 등의 논리로 안보리 규탄 결의안 채택을 막았다. 결국 한국과 미국, 영국, 프랑스 등 11개국은 장외 규탄 성명을 내는 데 그쳤다.

한편 북한이 6일 오전 다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2발을 발사하자 미국은 이를 비판하면서도 대화 복귀를 촉구하는 입장을 유지했다. 국무부는 이날 언론 질의에 대변인 명의 입장을 내고 “최근 이뤄진 8발의 다른 발사와 함께 이번 발사는 다수의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규탄했다. 동시에 “우리는 북한에 대한 외교적 접근을 계속할 의지가 있으며 북한에 대화 참여를 촉구한다”라고도 했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