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갓길에 초등학생" 문자, 실종 아동 부모 찾아줬다

입력
2022.10.06 11:10
고속도로 갓길에 홀로 있는 초등생 발견
신고했더니 실종아동... 부모 찾아줘
누리꾼 올린 사연에 칭찬 댓글 쏟아져

한 운전자가 고속도로 갓길에 홀로 있던 초등학생을 경찰과 도로공사에 신고했는데 알고 보니 실종 신고된 아이여서 부모를 찾아줬다는 훈훈한 사연이 전해졌다.

5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여러분 저 잘한 거 맞죠? 한 아이를 살렸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지난 4일 전북 정읍에서 호남고속도로를 타고 귀가하던 중 서대전IC 방면 갓길에서 책가방 메고 신발주머니를 들고 서 있는 한 초등학생을 발견했다"고 적었다. 당시 시각은 오후 6시 50분쯤으로 이미 어둑해질 때쯤이었다.

그는 "초등학생 아이가 어두운 옷을 입어서 진짜 잘못하면 죽겠구나 싶었다"며 "직장동료는 112에 신고하고, 동시에 저는 한국도로공사에 이를 알렸다"고 했다. 당시 통화 기록과 문자 메시지 화면도 공개했다. A씨는 전화에 이어 '서대전IC 나가기 전 초등학생 갓길에 있음', '서대전IC랑 안영IC 합수부지점 초등학생 있음'이라는 메시지를 한국도로공사 측에 보냈다. 한국도로공사 측도 곧바로 A씨의 위치를 확인해, 그 주변 폐쇄회로(CC)TV로 아이를 포착했다. 이후 경찰이 아이를 인계받아 부모에게 무사히 돌려보냈다고 한다.

A씨는 "자식 키우는 부모로서 울컥했다"며 "아이가 다칠까 봐 걱정했는데, 경찰관분들이 아이를 잘 보냈다고 연락이 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너무 뿌듯했다. 나 잘한 거 맞냐. 정말 다행이고 기분이 너무 좋다"고 했다.

이 글을 한 회원이 "저도 어제(4일) 19시경 서대전IC로 나가려던 중, 멀찍이 검은 나무토막이 세워져 있는 것 같아 상향등을 켠 순간 학생이 후드모자를 쓰고 핸드폰 불빛도 없이 맨손을 흔들며 히치 하이킹 하고 있더라고요"라며 "너무나도 놀라 바로 도로공사에 제보했더니 고속도로순찰대에서 출동 중이라고 했는데, 정말 다행이네요"라고 댓글을 달았다.

글을 본 누리꾼들은 "정말 잘하셨다", "착한 일 맞다", "엄청난 일을 하셨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민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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