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 데뷔' 박은빈, 연예계에서 26년 버틴 비결

입력
2022.10.06 10:42
'유 퀴즈 온 더 블럭' 출연한 배우 박은빈
우영우 변호사에 메시지 남기며 '울컥'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로 신드롬을 일으킨 배우 박은빈이 울림을 주는 이야기로 시청자들에 감동을 안겼다.

박은빈은 지난 5일 오후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의 '한 우물 특집'에 출연했다.

5세라는 어린 나이에 연예계에 데뷔한 그에게 MC 유재석은 "한번도 흔들린 적이 없나. 다른 길을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을 한 적 없나"라고 물었다.

박은빈은 "현재 시점에서 보면 한 우물을 판 게 맞지만 언제든 내가 상처받거나 이 길이 아니라고 판단이 들 때면 다른 일을 할 수 있도록 내가 기반을 잘 쌓아 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답했다.

"제게 맞는 길을 찾고 싶었고 항상 제 안의 소리를 들을 수 있던 게 꾸준할 수 있었던 비결 같아요.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개념이 잡히기 전부터 다른 삶을 살아오는 게 익숙했다 보니까, 작품 속에서는 작품이 기승전결을 맺고 완결이 되잖아요. 완성된 캐릭터를 보내줘야 하는 게 제 몫이었다면 '지금 나는 어떤 상태인가'가 늘상 궁금했죠."

박은빈은 "그런 식으로 나를 잘 살폈던 게 나를 아끼는 방법이 됐고 그래서 좀 포기하고 싶은 순간까지는 안 갈 수 있었던 거 같다"고 돌아봤다.

인간은 살아가면서 주변의 소리에 많이 흔들리게 된다. 유재석이 이 점을 언급하자 박은빈은 "내 마음을 잘 챙기지 못했을 시절엔 타인 이야기나 시선에 상처를 받지 않나. 이해를 안 하고 넘어가면 좋았을걸. 이해하고 싶어서 나를 탓하게 되더라. 문득 '어떤 상황이든 사연이든 내가 나를 뒤로 하는 게 맞는 걸까' 하는 의문이 들면서 타인의 시선과 평가를 넘어서 또 다른 자기 재단을 하고 희생양을 내가 자처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부터 스스로를 사랑해야겠다고 생각하고 거기서부터 편해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유재석은 "내 스스로 나를 본다면 어떤 사람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박은빈은 "나는 한 우물과 관련됐다면 꾸준할 수 있었던 사람인 거 같다. 어느 정도 차분한 꼬맹이였기 때문에 인내심이 강한 점이 계속해서 일을 지치지 않고 할 수 있게 했다. 끈기 있는 사람이라고 하고 싶다"며 웃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출연을 결심하기까지 많은 고민을 했다는 박은빈은 "역할의 어려움을 떠나 감당해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없어 망설였던 것 같다. 미디어를 통한 영향력이 분명히 사회 전반에 있을 텐데 과연 이게 올바른 영향력을 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확신이 필요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과연 연기를 해도 되는 것일까'도 고민이었어요. 누구에게도 상처를 주고 싶지 않았던 욕심이 저를 망설이게 한 것 같습니다."

박은빈은 방송 말미 자신이 맡았던 캐릭터인 우영우 변호사에게도 진심어린 메시지를 남겼다. "당신을 알게 된 순간부터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마음속 깊이 사랑할 것이고, 영원히 행복하길 바랍니다."

한편 박은빈은 오는 23일 마닐라를 시작으로 방콕, 싱가포르, 도쿄에서 진행되는 첫 아시아 팬미팅 투어로 현지 팬들을 만난다.

유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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