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초격차' 더 벌리겠단 삼성... "2030년 1000단 V낸드"

입력
2022.10.06 10:16
낸드플래시 '적층 경쟁' 자신감 내비쳐
시스템 반도체 "통합 솔루션 팹리스로"


"2030년까지 1,000단 V낸드를 개발하겠다."

삼성전자는 5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삼성 테크데이'에서 이런 목표를 밝혔다. V낸드(Vertical NAND)는 데이터를 저장하는 셀을 수직으로 쌓아 올린 낸드플래시(전원을 꺼도 저장 정보가 사라지지 않는 메모리)를 말하는데, 1,000단 V낸드는 셀을 1,000개만큼 수직으로 쌓아 올린다는 얘기다. 쉽게 말해 1,000층짜리 아파트(V낸드)를 올려, 훨씬 더 많은 사람(저장정보)이 살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

SK하이닉스나 마이크론 등 메모리 반도체(D램+낸드플래시) 분야 경쟁 업체들은 최근 200단 이상 낸드를 잇따라 개발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현재 기술보다 4배 정도 되는 수직 집적도 수준을 달성하겠다고 공언했다. 메모리 반도체 최강자로서 자신감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한진만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낸드플래시 시장에 6개 경쟁업체가 있지만, 삼성전자는 혁신적인 기술로 새로운 시장을 열겠다"고 밝혔다.

"내년 5세대 10나노급 D램 양산"

삼성전자는 △연내 8세대 V낸드를 양산하고, △2024년엔 9세대 V낸드를 양산하겠다고 발표했다. 현재는 176단짜리 7세대 V낸드를 양산 중인데, 업계에선 8세대의 경우 236단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1,000단이 되면 7세대 V낸드보다 5배 이상 저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D램 쪽에서는 내년에 5세대 10나노미터급 D램 양산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5세대는 14나노인 4세대 D램보다 크기는 작고 성능은 더 뛰어나다. 경쟁 업체들도 모두 5세대 D램 개발에 주력하고 있지만, 구체적 양산 시점을 못 박은 건 삼성전자가 처음이다.


"시스템 반도체, 원스톱 쇼핑 가능한 건 우리뿐"

삼성전자는 '통합 솔루션 팹리스(반도체 설계회사)'로 거듭나겠다는 시스템 반도체(정보 처리 목적의 반도체) 사업 전략도 내놨다. 박용인 시스템LSI사업부장(사장)은 "우리는 시스템온칩(SoC), 이미지센서, 모뎀 등 900여 개의 시스템 반도체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며 "고객이 원하는 반도체가 모두 있어 원스톱 쇼핑이 가능한 유일한 업체”라고 했다.

삼성전자가 시스템 반도체 제품 수를 공개한 건 처음이다. SoC와 모뎀에 강한 퀄컴, 이미지센서 등에 특화한 소니 등 경쟁 업체들보다 다양한 제품을 만든다는 점을 강조했다. 제품 간의 연결이 쉽다는 강점을 앞세워 점유율 확대를 꾀하겠단 의도로 풀이된다.

실리콘밸리= 이서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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