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범근-손흥민, 유럽 축구사에 역사적인 발자취 남겨

입력
2022.10.05 14:00
유럽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토트넘-프랑크푸르트
40년 전 차범근 뛰던 프랑크푸르트, 토트넘 첫 대결
축구사 두 번째 만남에도 한국 선수 손흥민 자리해
손흥민, 박지성 이어 유럽 챔스 50경기 연속 출전

손흥민(30·토트넘 홋스퍼)이 세계 축구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특히 유럽 축구사에서 그는 차범근 전 국가대표 감독, 박지성 전북 현대 테크니컬 디렉터에 이어 레전드급 발자취를 남기고 있는 중이다. 5일 독일 원정에 나선 2022-23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프랑크푸르트(독일)와 경기에서도 특별한 기록을 남겼다.

손흥민은 이날 오전 4시(한국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도이체 방크 파르크에서 열린 UCL 조별리그 D조 3차전에서 프랑크푸르트와 0-0으로 비기며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다. 또다시 이반 페리시치와 에메르송 로얄을 윙백으로 활용하는 전술로 나온 안토니오 콘테 감독의 경기는 시종일관 답답했고, 손흥민은 특유의 역습 기회 등을 제대로 만들지 못했다. 지난 레스터시티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이후 국가대표팀 A매치 2연전에서 연속골을 터뜨려 기대를 한 몸에 받았지만, 이번 UCL에선 세 경기 연속 골 침묵을 이어갔다.


그러나 손흥민은 이번 경기로 역사적인 순간을 기록했다. 프랑크푸르트와 토트넘은 축구 역사상 이번이 두 번째 경기였는데, 첫 번째는 지난 198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81-82 유러피언 컵 위너스컵(Cup Winners' Cup) 8강전에서 두 팀은 첫 대면했다. 당시 프랑크푸르트에는 차범근 전 감독이 활약하며 팀을 이끌고 있었고, 토트넘은 잉글랜드의 축구 레전드 글렌 호들, 스코틀랜드 축구 레전드 스티븐 아치볼드 등으로 무장해 기세가 남달랐다. 결국 2차전까지 치른 경기에서 토트넘이 모두 승리(2-0, 3-2)해 프랑크푸르트에 아픔을 안기기도 했다.

40년 만에 재회한 두 팀에 모두 한국 선수들이 자리하고 있다는 건 두말할 것도 없이 진기한 일이다. 영국 축구매체 바이탈풋볼도 이 점에 주목하며 40년 전 프랑크푸르트와 토트넘의 경기를 되돌아봤다. 차 전 감독은 1978년 독일 분데스리가에 데뷔한 뒤 다름슈타트를 거쳐 프랑크푸르트(1979~83), 레버쿠젠(1983~89)에서 활약했다.

손흥민, 박지성 이후 유럽 챔스 50경기 출전 기록

손흥민의 이번 UCL 경기는 박지성 디렉터의 이름도 거론케 했다. 영국 BBC방송은 "손흥민은 이번에 50번째 UCL 경기 출전"이라며 "아시아에서 54번째 UCL 경기에 나섰던 박지성에 이어 50경기 연속 출전하는 아시아 선수가 됐다"고 보도했다.

박지성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2005~12)에서 7년간 활약하며 무려 8개의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프리미어리그 4회, 리그컵 3회, UCL 1회 등이다. 웨인 루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파트리스 에브라 등과 함께 2000년대 들어 맨유의 황금기를 이끈 선수로 손꼽힌다.

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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