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타 강사' 초빙 예고한 대구 동구..."교육이 미래다"

입력
2022.10.05 17:00
[이슈 & 인물] 윤석준 대구 동구청장
"대구경북통합신공항 특별법 통과돼야"
"K2기지 후적지에 첨단 대기업 유치 희망"
"아파트 공사현장 늘면서 민원도 증가"
"갓바위 케이블카는 물론 구름다리도 설치해야"
"주민 재산권 침해하면 팔공산 국립공원 승격 반대"
"경북대병원 이전지로 동구 혁신도시가 최고"


그는 대구시의회 재선 의원을 하면서 교육위원장을 역임했다. 대구 교육의 체질을 개선하던 그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기초단체장이 되면서 "교육을 통해 지역발전을 앞당기겠다"고 선언했다. 지자체가 전국 최고 수준의 '일타 강사'를 초빙해 명문대 진학률을 높여 살고 싶은 도시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 지자체는 대구경북통합신공항 후적지인 K2공군기지 개발과 금호강르네상스, 팔공산 국립공원 승격, 갓바위 케이블카 설치, 경북대병원 유치 등 대구 현안이 집중된 동구다. 취임 후 100일 가까이 민원현장을 누비느라 운동화를 벗지 못하고 있는 윤석준(54) 동구청장을 4일 그의 집무실에서 만났다.

-취임 100일이 다 되어간다.

"민원현장을 다니느라 눈코 뜰 새가 없다. 특히 아파트 분양 및 건축물량이 폭증하면서 공사현장마다 민원이 발생하고 있다. 옛 KBS 자리 옆에도 주상복합건물로 허가난 S아파트가 인근 아파트의 민원대상이다. 아파트는 붙어있는데 지하 5층까지 터파기공사를 한다니 불안한 것이다. 지하 3층 선에서 합의가 되면 가장 좋겠다. 또 다른 공사현장에서는 준공을 얼마 남기지 않은 시점에 민원이 들어와 있다. 원만히 잘 해결되면 좋겠다."

-지난달 27일 홍준표 대구시장과 대구지역 8개 기초단체장 모임이 있었다.

"홍 시장 대표 공약 중 통합신공항 특별법 제정과 K2공항 후적지 개발, 금호강 르네상스 등 60~70%가 동구에 몰려 있다. 특별법이 잘 통과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똑같다. 하지만 금호강르네상스 청사진에 동구지역 금호강 하천부지 체육시설사업이 부족하다는 것이 동구의 생각이다. 이곳에 주민 수요가 늘고 있는 파크골프장이 들어서야 한다."

-대구시는 대구경북통합신공항 후적지인 K2부지를 24시간 잠들지 않는 상업·관광특구, '두바이'식으로 개발한다고 했다.

"대구를 위해서라도 이곳에 첨단 대기업이 오면 좋겠다. 2030년 통합신공항 개항과 동시에 재산권을 제한받고 있는 동구에 새 도시계획이 시행되면 70~80년 피해를 입은 주민 보상이 제대로 이뤄지도록 하겠다. 고도제한이 풀린 금호강 발전이 기대된다."

-팔공산 갓바위 케이블카 설치에 대한 동구의 입장은 무엇인가. 구름다리 설치 건처럼 불교계도 반대하고 있다.

"케이블카는 교통약자는 물론 지역 경제나 관광을 위해서라도 필요하다. 불교계도 신자와 많은 사람들이 불교문화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마음을 열어야 한다. 구름다리도 마찬가지다. 한 걸음 나아가 갓바위~동화사~파계사를 횡으로 일주하는 케이블카도 좋다. 케이블카 설치를 위해 불교계, 시민단체 등과 소통하겠다."

-팔공산을 국립공원으로 승격하자는 움직임이 가시화하고 있다.

"생태계보호 등을 위한 국립공원 승격을 반대하지는 않는다. 국립공원이 되면 대구시도 연간 350억 원에 이르는 팔공산관리소 예산을 아낄 수 있어 반대할 이유가 없다. 다만 그동안 규제가 많았던 이곳 주민들의 재산권이 보호되지 않는다면 국립공원 승격에 반대한다. 팔공산 순환도로 위쪽 지역만 국립공원화하면 괜찮다. 국립공원 승격 지역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동구가 경북대병원 이전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안다.

"경북대병원은 연구중점병원을 지향하고 있어 첨단의료복합단지가 있는 동구 혁신도시가 최적의 장소다. 동구는 물론 포항과 경주 영천 경산까지 포함하는 동북권 의료수요자 100만 명이 있어 경제성도 충분하다. 이전 재원의 70%를 부담하는 경북대병원의 의지에 달린 문제지만 동구가 유력할 것으로 본다."

-혁신도시가 아직도 대구나 동구와 따로 놀고 있는 느낌이다. 좋은 방안은 없나.

"혁신도시가 생긴지 15년이 지났다. 정주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지만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전국 혁신도시의 사정이 다 비슷하다. 이유는 제대로 된 학교가 없기 때문이다. 지금이라도 혁신도시마다 초중고를 만들어야 한다. 특수목적고를 만들어 일정 비율의 입학생은 공공기관 자녀로 채우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구 동구가 전국 타 지역의 혁신도시보다는 사정이 낫지만 교육문제를 풀지 못하면 유령도시로 전락할 우려가 크다."

-교육문제 해결방안이 있나.

"동구의 학생들이 내년부터 가장 인기 있는 전국구 '일타 강사'가 출연하는 '강남인강'을 들을 수 있도록 하겠다. 서울 강남구는 지난 2004년 6월 강남인강을 설립해 중·고등부의 수능, 내신 등 강의를 연회비 5만 원에 1년 내내 제공하고 있다. 동구도 예산으로 이를 학생들이 수강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또 동구 중학교 13곳에서 우수한 학생 30~40명을 선발해 국어와 영어 수학을 집중 교육할 계획이다. 지자체 예산으로 명문대 입학을 지원하는 동구로 이사오고 싶도록 하는 것이 바람이다."

-사교육 지원에 대한 논란도 있을 것 같다.

"교육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는 미래가 없다. 중학생들이 동구의 5개 고등학교를 거쳐 명문대로 진학하는 것을 보면 동구가 살아날 것이다. 특히 가정형편 상 수준높은 사교육을 받지 못하는 학생들과 부모들의 교육열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내년에 인재양성원을 만들어 교육시설도 갖추고 최상위 사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


●약력

△영진고 △대구대 사법학 학사 △제6대 대구시의회 의원 △제6대 대구시의회 후반기 교육위원장 △제7대 대구시의회 의원 △제7대 대구시의회 전반기 교육위원장 △국민의힘 대구시당 부위원장 △동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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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 전준호 대구취재본부장
정리= 류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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