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룸은 기본, 소파 놔둘 거실은 있어야죠." 혼자 사는 30대 후반의 직장인 A씨의 말이다. 5년 넘게 원룸 오피스텔에 살다 최근 방 2개와 거실을 갖춘 아파트로 이사했다. 혼자 살지만 "집다운" 구색은 갖추고 싶었다.
A씨 같은 1인가구가 늘고 있다. 3일 KB금융 경영연구소가 혼자 사는 2,000명(25~59세)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2년 한국 1인가구 보고서'를 보면, 1인가구가 가장 많이 거주하는 주택 유형은 '아파트(36.2%)'였다. 2020년 직전 조사에선 '연립·다세대주택(39.6%)' 비율이 가장 높았는데 2년 사이 순위가 바뀌었다. 물론 주택 규모는 '초소형·소형(82.6㎡ 미만)'이 82.9%에 이르지만, '중형·대형(82.6㎡ 이상)'도 17.1%로 2년 전(14%)보다 증가했다. 개선된 거주 환경에 대한 1인가구의 수요가 늘어난 것이다.
이들의 씀씀이는 어떨까. '욜로(YOLO·인생은 한 번뿐)족'으로 씀씀이가 헤플 거란 선입견과 달리, 지갑을 닫고 저축을 늘리는 모습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1인가구의 월 소득 중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년 전(57.6%)보다 13.4%포인트 줄어든 44.2%였다. 반면 저축은 44.1%로 9.8%포인트 늘었다. 이들은 '소득을 넘기지 않고 지출(56.9%)'하거나 '정기적으로 자산을 점검하고 조정(47.4%)'하는 데다, '소비와 저축 금액 계획(42.9%)'을 통해 "계획적으로 자산을 관리하고 있다"는 게 KB금융의 분석이다.
1인가구의 보험 보유율도 2년 새 75.3%에서 88.7%로 높아졌다. '보험 가입은 필수'라는 인식도 51.6%에서 60.3%로 늘었다. 이들이 가장 많이 보유한 보험은 실손의료보험(69.8%)과 질병보험(51.9%)이었다.
1인가구 중에선 다양한 부업으로 수입을 다변화하는 이른바 'N잡러'도 10명 중 4명(42%)에 달했다. '여유·비상금 마련(31.5%)'이나 '시간적 여유(19.4%)' 같은 자발적 이유가 가장 컸다. '생활비 부족'을 이유로 어쩔 수 없이 부업을 한다는 응답은 14.1%에 그쳤다. 특히 앱테크(스마트폰 앱을 활용해 돈을 버는 것)나 배달 라이더, 블로거 등 신생 부업 활동을 하는 비율(86.2%)이 전통 부업(원고 작성·번역, 서비스 아르바이트 등)보다 2.8배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