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연쇄도발에 "압도적 대응" 경고한 尹 대통령

입력
2022.10.03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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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일 국군의날 기념식에서 "북한이 핵무기 사용을 기도한다면 한미동맹과 우리 군의 압도적인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북한의 핵무력 고도화·법제화를 비판하면서 "북한 정권은 비핵화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군은 이날 대북 선제타격, 미사일방어, 대량응징의 한국형 3축 체계를 구현할 전략자산을 대거 선보였다. 세계 최대 탄두 중량의 '고위력 현무 탄도미사일' 발사 장면도 영상으로 처음 공개됐다. 탄두 중량 8톤으로 여러 발이면 전술 핵무기에 버금가는 위력을 낼 수 있는 핵심 응징 무기다.

'압도적 대응'은 북한을 훨씬 능가하는 한미 연합 재래식 전력을 유사시 총동원하겠다는 군사적 표현이다. 미국의 핵우산 제공 약속을 재확인한 지난달 한미 확장억제전략협의체 회의에 이어, 정부가 국군 최대 행사에서 북한 핵·미사일 연쇄 도발에 단호한 대응 의지를 재차 천명한 것이다. 다만 국군 무장 태세를 보여주는 영상에 중국군 장갑차 이미지가 들어간 실수는 아쉽다.

북한은 우리 국군의날 당일 새벽 단거리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하는 유례없는 도발을 감행했다. 지난달 25일부터 1주일간 유엔 안보리 제재 대상인 탄도미사일을 4차례 7발이나 쐈다. 함북 풍계리 핵실험 갱도를 완성하고 함남 신포 일대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발사를 준비하는 동향도 포착됐다. 지난주 한미 및 한미일 해상 훈련,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의 비무장지대 방문 등 한국 내 안보 일정을 견제하면서 이르면 이달 중순으로 예상되는 7차 핵실험의 전시 효과를 높이려는 시도로 보인다.

북한은 핵무기 개발에 매달릴수록 국제적으로 고립되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1일 미사일 발사 직후엔 우군인 중국조차 "한반도 각 측이 서로의 우려를 균형 있게 해결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대화와 협상을 촉구했다. 더구나 북한 내부는 잇따른 흉작으로 주민들이 극심한 식량난을 겪고 있는 비상 상황이다. 윤 대통령 제안대로 비핵화 결단으로 경제위기를 타개하는 것 외엔 다른 방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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