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강 미국 육군에 비상이 걸렸다. 신병 입대자가 줄어들면서 2022 회계연도 입대 목표치를 채우지 못했고, 계획했던 병력 유지 규모 역시 감축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미국 사회 전체 인력난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1일(현지시간) 미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 육군이 이번 회계연도에 모집한 신병은 4만5,000명에 그쳤다. 애초 세웠던 목표(6만 명)에서 25%(1만5,000명) 부족한 수치였다. 미 육군은 이미 올해 초부터 신병 부족 현상을 예상하고 올해 전체 병력 예상 규모를 47만6,000명에서 46만6,000명으로 조정한다고 발표한 상태였다. 모병제 국가인 미국은 매년 전역하는 군 병력을 새로 모집하는 신병으로 보충해왔다. 2차 세계대전 직전인 1939년 26만7,000명이었던 미 육군은 전쟁 발발 직후 146만 명으로 늘었고 종전 후에는 40만~50만 명대를 유지해왔다.
계획보다 부족한 신병 모집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었다. 우선 코로나19가 미국을 덮친 지난 2년간 신병을 모을 수 있는 학교, 공공행사, 채용박람회, 청소년단체 등에 모병관들이 접근할 수 없었던 게 컸다고 AP는 분석했다. 직접 면담이 제한되면서 온라인 모병으로 전환했지만 한계가 있었다.
민간기업과의 경쟁에서도 군은 밀렸다. 군 지도부는 AP에 “식당, 항공사, 상점, 그리고 다른 사업체들이 노동자를 필사적으로 긁어모아야 할 정도의 노동력 부족 고통을 군도 똑같이 겪고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상황이 호전되면서 미국 경제 전반에서 인력난이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지난 수년 동안 군대를 매력적인 직업으로 보이게 했던 지원시 대학 등록금 지원 혜택이나 다른 추가 유인책이 맥도널드 같은 민간회사에서도 늘어났다. 그만큼 군대에 지원해야 할 이유가 줄어드는 셈이다.
또 2001년 9ㆍ11테러 이후 미군 지원 증가 요인이었던 애국심도 희미해졌다. AP는 더 이상 미국을 위해 싸울 전쟁이나 테러리스트가 보이지 않으면서 '부상이나 사망 가능성은 적은데 연봉은 군인 급여보다 많은 민간산업 일자리'에 눈을 돌리게 만들었다고 전했다.
이런 모병난 흐름은 육군을 넘어 미군 전체로 확산될 기세다. 해병대의 경우 평소라면 모집 계획의 50%를 초과했지만 이번 해에는 30%를 넘기는 데 그쳤고, 25% 이상 목표를 초과했던 공군 역시 10% 추가 확보만 이뤘다. 미군은 지난 1월 입대 보너스를 최대 5만 달러(약 7,000만 원)까지 올렸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게다가 미국 청년 중 23%만 군 지원이 가능한 체력, 교육과 도덕 기준을 충족하고 있었다. 의학적인 이유나 범죄, 문신 등의 다양한 이유로 미군 지원 기준에 맞추지 못하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세계 최강 전략 미군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