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군이 동부 도네츠크주(州) 북쪽 관문 도시이자 돈바스 지역 교통 중심지인 리만을 탈환했다. 우크라이나 점령지 병합을 선포하며 기세를 올리던 러시아는 결정적 타격을 입게 됐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세르히 체레바티 우크라이나 동부군 대변인은 이날 오전 우크라이나군이 리만에 주둔했던 러시아군을 포위했다고 알렸고, 불과 몇 시간 뒤 리만 진입 성공 소식을 타전했다.
체레바티 대변인은 “아직 전투가 벌어지고 있지만 우리는 리만에 있다”며 “리만 주둔 러시아군 규모는 5,000~5,500명 규모로, 사상자가 많아서 포위된 병력은 그보다 더 적을 것”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은 우크라이나 군인 2명이 웃는 얼굴로 우크라이나 국기를 ‘리만’이라고 적힌 도시 표지판에 붙이는 영상을 소설미디어에 올렸다. 그 중 한 명은 “10월 1일 국기를 펼쳐서 우리 땅에 꽂고 있다. 리만은 우크라이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리만은 동부 전략적 요충지인 루한스크주 세베로도네츠크와 리시찬스크와 불과 60㎞ 떨어져 있는 철도ㆍ물류 중심지다. 러시아군에는 주요 보급로 중 하나였다. 우크라이나군은 리만을 탈환하면서 루한스크주로 진격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체레바티 대변인은 “리만이 중요한 것은 돈바스 해방으로 향하는 다음 단계이기 때문”이라며 “크레미나와 세베로도네츠크까지 더 가면 된다. 심리적인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일부 러시아군이 항복했고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며 “하지만 작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진군 의지를 드러냈다.
러시아도 패퇴를 인정했다. 러시아 국영 리아노보스티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포위 위협으로 더 유리한 전선으로 철수했다”고 말했다. 전날 도네츠크주, 루한스크주, 자포리자주, 헤르손주 등 우크라이나 점령지 네 곳을 러시아로 병합하는 조약에 서명했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고작 하루 만에 전장에서 굴욕을 맛봤다.
패배가 거듭되자 러시아군 내부에선 균열이 생기고 있다. 러시아군의 일원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 중인 람잔 카디로프 체첸 자치공화국 정부 수장은 이날 러시아군의 리만 철수를 비판하며 러시아군 지휘부에 직격탄을 날렸다. 리만 지역 러시아군 지휘관이었던 알렉산더 라핀 대령을 향해 “평범한 사람”이라 비난하고,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이 리만 패배 가능성에 대한 자신의 우려를 묵살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인 의견으론, 국경 지역에 계엄령을 선포하고 저위력 핵무기를 사용하는 등 더 과감한 조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