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자가면역질환 등에 새로운 치료 제시하는 ‘항체의약품’

입력
2022.10.0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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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기 쉬운 식품ㆍ의료제품 이야기] 오우용 식품의약품안전처 유전자재조합의약품과장 직무대행

코로나19 유행에도 불구하고 백신 접종이 어려웠던 사람이 있다. 바로 백신 접종으로 면역 형성이 어려운 사람이다. 골수 이식으로 면역 억제 치료를 받고 있거나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환자처럼 중증 면역 저하자가 해당된다. 이런 면역 저하자에겐 백신이 아닌 항체의약품인 ‘이부실드’라는 의약품을 사용했다.

백신이 아닌데도 감염병 예방 효과를 나타내는 항체의약품은 어떤 의약품일까. 사람은 외부로부터 유해 물질이나 병원균(항원)이 몸속에 들어오면 면역 반응을 이용해 이를 제거한다.

사람의 면역 반응은 세포성 면역과 체액성 면역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세포성 면역은 세포가 자신과 외부 유래 항원을 구별해 면역세포가 직접 외부 유래 항원을 제거하는 것이고, 체액성 면역은 항원과 특이적으로 결합할 수 있는 항체를 생산해 항원이 작용하지 못하도록 중화하거나 제거하는 것이다.

체액성 면역은 어떤 항원에도 특이적으로 결합할 수 있는 항체를 생산할 수 있는데, 이런 항체를 인공적으로 만들어 질병 예방과 치료에 활용하는 것이 바로 항체의약품이다. 항체의약품은 항원이 작용하지 못하게 막아 질병을 예방하고, 항원과 결합해 우리 몸 면역체계를 작동시킴으로써 질병을 치료하기도 한다.

항체의약품은 1985년 이식 거부 반응 치료제로 판매 승인된 후 많은 제품이 개발됐다. 지금은 암ㆍ자가면역질환 및 염증 질환 등 다양한 질병 치료에 사용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항체와 약물이 결합된 항체ㆍ약물 복합체도 개발되고 있는데, 주로 항암제로 개발되고 있다.

항체가 암세포 표면 항원에 결합하는 특이성과 암세포를 공격하는 약물의 효과성을 활용하기 때문이다. 암세포 특이적인 항원에만 결합하는 항체를 이용해 목표하는 암세포에만 약물을 전달할 수 있어 정상 세포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는 점도 장점이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허가한 ‘엔허투’라는 제품도 유방암 치료에 사용되는 항체ㆍ약물 복합체 의약품이다. 유방암 세포 표면에 특이적으로 많이 발현되는 항원을 표적으로 하는 항체와 암세포를 죽게 만드는 약물을 결합해 유방암 세포를 표적으로 한 치료제다.

항체의약품은 기존에 치료가 어려웠던 여러 질병에 대한 새로운 치료 기회를 제공한다. 앞으로 국내에서도 기존에 치료가 어려웠던 질병에 대해 치료 효과가 좋은 새로운 항체의약품이 많이 개발되기를 기대해본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