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교차가 큰 가을, 건조한 바람에 눈물이 ‘줄줄’

입력
2022.10.01 11:00

아침ㆍ저녁 기온이 10도 이상 차이가 날 정도로 일교차가 큰 날이 계속되고 있다.

이 같은 환절기에는 건조한 바람이 안구를 자극해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눈물이 계속 흐르는 증상이 생긴다. 건조한 환경에 자극까지 더해지면서 눈을 보호하기 위해 자연히 눈물이 나오는 것이다.

평소보다 눈물이 많이 흐르거나 불편하다면 눈물길 폐쇄로 인한 ‘눈물흘림증’일 가능성이 높다.

눈물을 많이 흘리는 것을 방치하면 세균 증식으로 각종 염증에 시달릴 수 있는데 눈물길 수술로 간단히 치료할 수 있으므로 전문의 진료를 받는 게 좋다.

신생아는 6~7% 눈물길이 막힌 상태로 태어난다. 이 가운데 10~20% 정도는 눈물길이 뚫리지 않기도 한다. 눈물 흘림 증상이 계속된다면 성형 안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 눈물길을 뚫어주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

성인에게서 눈물 흘림 증상이 나타난다면 후천적인 요인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노화나 코ㆍ눈물관 염증, 부종 등이 발생하면 코ㆍ눈물관이 좁아질 수 있다. 림프종ㆍ백혈병ㆍ비강 내 종양 등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

한지상 강북삼성병원 안과 교수는 “눈물길 폐쇄가 발생하면 눈물이 고여 사물이 흐릿하게 보이기도 하며, 눈곱이 자주 끼고, 눈 밖으로 눈물이 흐른다”며 “이를 방치하면 세균이 번식해 피부염, 결막염, 눈물주머니염 등 각종 염증이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자주 눈물이 나는 눈물흘림증 환자 가운데 코눈물관막힘이 의심되면 생리식염수를 흘려 보내는 검사, 조영제를 흘려 보내며 동시에 X선을 연속적으로 찍어서 검사하는 방법 등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은 폐쇄 정도와 대략적인 위치를 추측하는 정도에 그쳤다.

지름 0.9㎜ 초소형 내시경으로 코눈물관 내의 병변을 직접 관찰할 수 있는 ‘누도 미세 내시경’은 위장 내시경처럼 내시경을 이용해 눈물길 안을 직접 볼 수 있으며, 질환의 원인 폐쇄 정도 및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내시경 검사로 협착ㆍ염증 등이 발견되면 염증을 제거하고 협착을 뚫는 등의 치료를 추가로 시행할 수 있다. 실리콘으로 만들어진 관을 눈물길에 삽입하는 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대다수가 내시경 검사와 실리콘관 삽입술을 시행하면 증상 호전을 보인다.

눈물길이 많이 막혔다면 눈물길을 새로 만드는 ‘눈물주머니 코안연결술(누낭비강문합술)’을 시행해야 한다. 막힌 기존 눈물길 대신 눈물주머니와 코 사이 뼈에 작은 구멍을 내 새 길을 만들어주는 수술로, 수술 성공률도 90~95%다. 최근 눈물길 안을 직접 볼 수 있는 누도 내시경이 개발돼 좁아진 눈물길도 넓혀 치료하기도 한다.

한지상 교수는 “눈물흘림증을 가볍게 생각하고 방치하지만 이때 증상이 점차 악화되고, 치료 성공률도 떨어질 수 있다”며 “눈물 질환은 단순한 불편함을 넘어 동반 질환을 가져오기도 하므로 꼭 적절한 시기에 전문의의 진료와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