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철 등산 목적은 다양하다. 건강을 위해 매일 뒷산을 오르거나 단풍을 구경하는 등 자연과 교감을 위해 산을 찾는 사람이 많다. 주로 중ㆍ장년층이다.
등산은 우리나라 국민들이 걷기나 조깅 다음으로 많이 하는 운동이다. 하체 강화 및 심폐 기능 향상을 비롯해 스트레스로 인한 증상을 완화한다.
하지만 중년이라면 무리하게 산행하지 말아야 하는데 산길을 오르내릴 때 관절 각도나 근육 상태가 평소와 다른 상태로 긴장하고 있다가 손상을 입을 수 있다.
남녀노소 즐기는 등산은 전신 근육을 골고루 발달시켜주므로 운동 효과가 크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019년 9~11월 9,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년 간 참여한 경험이 있는 체육 활동 중 등산이 32.4%로 걷기(56.7%)에 이어 2위였다.
특히 등산은 40~60대에게 인기다. 등산을 경험한 20대와 30대는 각각 20.9%, 29.7%에 그쳤지만 40대 40.8%, 50대 49.7%, 60대 43.8%로 중ㆍ장년층에서 참여율이 높다.
가을에는 특히 단풍이 아름다워 전국 명산들은 발 디딜 틈 없이 붐빈다. 9월 말부터 10월까지 단풍철에 가을 산행이 늘다 보니 당연히 안전 사고도 증가한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20년 전국적으로 등산하다 4,405명이 부상했다. 월별 사고 건수는 가을 산행이 시작되는 9월이 929건으로 연중 2위, 단풍놀이가 절정인 10월이 1,317건으로 1위였다.
가을 산길은 낙엽, 꺾인 나뭇가지, 돌 등이 섞여 있어서 걷는 재미가 있지만 고르지 못한 길에서 발목을 다치기 쉽다.
특히 중년은 산행 중 통증을 가장 많이 호소하는 부위는 무릎이다. 내리막길에서 무릎이 구부려지면서 무릎에 가해지는 하중이 더 커지기 때문이다.
40~50대 중년층은 무릎 연골에 퇴행성 변화가 시작되는 나이이기에 체력을 감안하지 않은 무리한 산행으로 인한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한다. 근육통이나 부상은 내리막길에서 더 많다는 것을 숙지할 필요가 있다.
4~5㎏의 배낭을 짊어지고 등산하면 몇 배의 에너지가 소모되고, 더 무거운 배낭을 멘다면 에너지가 더 많이 소모된다.
하지만 체중에 배낭 무게까지 더한 하중이 무릎에 걸릴 수 있어 자신의 체력과 등산 목적에 맞는 배낭을 고르는 게 중요하다. 40~60대에 즐거운 산행을 위해서는 느긋한 마음도 중요하다.
등산은 장시간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을 반복해서 걷는 운동이다. 평지에서 1㎞를 걷는 데는 15분이 걸리지만 오르막길에서는 40~50분이 걸리는데 마음이 조급해 빨리 걷다 보면 다치기 쉬우므로 적어도 30~60분마다 5~10분씩 휴식해야 한다.
제대로 준비하지 않고 등산하면 무릎에 큰 부담이 가해지고, 외부 충격을 받아 무릎 통증이 생길 수 있다.
실제 등산 중 부상해 병원을 찾는 사람 중 반월상 연골판 손상으로 수술까지 받는 경우도 흔하다. 무릎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하는 반월상 연골판은 나이가 들면 작은 충격에도 파열될 수 있다.
중년에 반월상 연골판이 손상되면 무릎 관절 연골을 보호하는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연골 손상으로 이어지면서 퇴행성관절염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무릎 연골판 파열 후 시간이 지나면 부기가 사라지고 걷기나 일상생활에 크게 지장을 받지 않아 방치하기 쉽다. 하지만 손상 범위가 점점 커져 결국 퇴행성관절염으로 악화한다.
권태윤 강북힘찬병원 정형외과 원장은 “반월상 연골판이 손상되면 부종 외에도 걷다가 갑자기 힘이 빠지거나 구부리고 펴는 동작이 잘 되지 않는 잠김 현상이 나타난다”며 “등산 중 무릎에 힘이 빠지거나 통증이 생기면 무릎관절 질환을 의심할 수 있다”고 했다.
산길에 만든 등산로는 아무리 잘 닦였어도 평지보다 불규칙하다. 울퉁불퉁한 등산로를 오랜 시간 오르내리면 아무래도 관절 각도나 근육 움직임이 커지고, 긴장 상태가 된다.
넘어져 무릎 타박상을 입거나 관절을 삐끗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등산 스틱은 무릎에 집중되는 하중을 분산하는 역할을 한다. 내리막에서 균형을 잡아주고, 미끄럼을 방지해 사고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권태윤 원장은 “평지에서는 뒷발보다 20~30㎝ 뒤에 찍어주고, 오르막일 때는 스틱 2개를 같은 높이의 위쪽에 짚고 다리를 올리는 순서로 해야 무릎관절 보호에 도움이 된다”며 “내리막길에서는 스틱을 조금 길게 잡고 체중을 덜어주는 느낌으로 내려와야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