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억 원을 빼돌리고 해외로 도피한 국민건강보험공단 팀장급 직원 A(44)씨가 횡령이 발각된 다음 날 월급을 정상적으로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30일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건보공단에서 확보한 급여 지급내역에 따르면 공단은 지난 23일 A씨의 계좌로 월급 444만370원을 전액 입금했다. 공단은 "보수지급일이 법원의 임금 가압류 결정(27일) 전이라 근로기준법 및 보수규정에 따라 지급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건보공단은 지난 22일 국회에는 '보수 지급 취소 등의 행정조치를 취했다'며 마치 보수가 지급되지 않을 것처럼 보고했다는 게 신 의원의 지적이다. 신 의원은 "6개월 전 소액 횡령으로 시작해 점점 금액을 키워가며 과감하게 벌인 범행을 사전에 발견하지 못해 결국 46억 원이라는 대형 횡령으로 이어진 것도 모자라 횡령 사실을 파악하고도 다음 날 급여 전액을 지급한 것은 안일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건보공단 재정관리실 채권관리 담당이었던 A씨는 올해 4월부터 채권압류 등으로 지급보류된 진료비용이 자신의 계좌로 들어가도록 계좌 정보를 조작, 총 46억 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전결권을 악용해 모두 7회에 걸쳐 돈을 빼돌린 것으로 조사됐다.
건보공단은 지난 22일 횡령 사실을 파악했지만 A씨는 이미 연차휴가를 내고 해외로 출국했다. 공단은 A씨를 강원 원주경찰서에 고발했고 상급기관인 보건복지부는 지난 25일부터 특별 합동감사를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