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29일 더불어민주당이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밀어붙이자 “어떤 것이 옳고 그른지는 국민께서 자명하게 아시리라 생각한다”고 강한 불쾌감을 나타냈다. 대통령실 역시 “총칼 없는 외교전쟁의 선두에 있는 장수의 몸을 찌르는 것은 시기적으로 맞지 않다"며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박 장관은 탁월한 능력을 가진 분이고, 건강이 걱정될 정도로 국익을 위해 전 세계로 동분서주하는 분”이라며 박 장관에 대한 강한 신뢰를 보였다. 박 장관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 거취는 임명권자의 뜻에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도 야당의 해임건의안 추진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대기 비서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저희는 해임건의안까지 갈 사안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며 “만약에 외교 참사였으면 해리스 (미국) 부통령, 영국의 외교장관이 여기까지 오셨겠느냐”고 반문했다.
대통령실은 또 윤 대통령이 '바이든'이 아니라 '날리면'이라고 발언했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MBC 보도를 “가짜뉴스”라고 규정하며 거듭 비판했다. 김 실장은 과거 이명박 정부 당시 MBC 광우병 보도를 언급하며 “저희는 이런 가짜뉴스는 사회를 병들게 하고 국민들을 이간시킬 수도 있어 엄중하게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협력이 절실한 상황에서 언론은 한미동맹을 날조해서 이간시키고 정치권은 그 앞에서 장수의 목을 찌르고, 이건 아니라고 본다"고도 했다. 윤 대통령의 비속어 사용 여부에 대해선 “(대통령) 본인도 사실 잘 기억하기 어렵고 나중에 (녹화 영상을) 들어보니까 너무 불분명하다”고 주장했다.
비속어 논란이 맹백한 가짜뉴스로 판명되기 전까진 유감 표명 없이 강경 대응할 것이란 점도 시사했다. 김 실장은 “저희도 빨리 (논란을) 종식시키고 싶지만 이런 가짜뉴스는 다시는 있어서는 안 된다”며 “지지도 유불리를 떠나서 우리 사회가 반드시 가져야 하는 가치다. 그게 확보될 때까지는 그렇게 (강경대응)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도 이날 출근길 문답에서 ‘비속어 논란이 장기화하고 있는데 유감 표명할 생각이 없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 답변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