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외국인이 한국 시장으로 돌아왔다. 영국 중앙은행(BOE)이 양적 긴축을 연기하면서 투자심리가 되살아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국이 촉발한 환율 위기는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는 의견이 많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0.08% 오른 2,170.93에 마쳤다. 코스닥도 0.18% 상승한 675.07로 마감했다. 12일 만에 시장을 찾은 외국인이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각각 2,196억 원, 1,368억 원어치를 사들이며, 양대 증시는 '연속 연저점 경신'의 늪에서 빠져나왔다.
BOE의 정책 발표에 뉴욕 증시가 상승하는 등 글로벌 시장이 호조세를 보인 영향이다. 28일(현지시간) BOE는 다음 달 14일까지 국채를 하루 50억 파운드씩 총 650억 파운드(101조 원) 매입한다고 발표했다. 감세 정책 발표 이후 파운드화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급락하고 영국채 금리가 급등(채권가격 급락)하자, 채권가격을 안정화하겠다는 의도다. 아울러 금융위기 이후 사들인 국채를 처분하려던 계획은 다음 주에서 10월 말로 연기했다. 시중 유동자금을 줄이는 양적 긴축을 미룬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이번 발표를 "미봉책"이라고 평가한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금리를 올리면서(긴축) 국채를 사들인다(완화), 이게 지속가능한 정책일까'라는 의구심을 시장이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영국이 여전히 감세를 고집한다는 점도 지적한다. 박승진 하나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중앙은행은 물가를 잡으려는데 정부는 인플레이션 요인을 가중시키는 정책을 고수해 일관성을 떨어뜨린다"며 "본질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영국 정부의 재정정책이 수정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를 반영하듯 BOE 발표 직후 112대로 떨어졌던 달러지수는 이내 113선을 회복했다. 원·달러 환율도 1,424.5원으로 전장보다 15.4원이나 낮게 시작했으나 한때 1,439.9원까지 상승하는 등 큰 폭으로 요동쳤다. 환율은 결국 전장보다 1원 낮은 1,438.9원으로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