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고환율에 한숨 깊어지는 기업... 교역조건·체감경기 내리막

입력
2022.09.29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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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상품교역지수 2개월 연속 역대 최저
업황 BSI 경기둔화 우려에 한 달만↓

우리나라 교역조건이 17개월 연속 나빠졌다. 기업들이 체감하는 경기도 한 달 만에 다시 악화했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에 따르면,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0.3% 하락한 82.49(2015년=100)로 나타났다. 수입가격(13.6%)이 수출가격(2%)보다 더 크게 오른 탓에, 7월에 이어 통계작성(1988년) 이후 최저치를 다시 썼다. 순상품교역지수는 수출 1단위 가격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뜻한다.

8월 수입금액지수는 원유와 액화 천연가스 등 광산품(77.2%)과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15.8%) 등의 가격 상승으로 전년 동월 대비 28.8% 올랐다. 반면 수출금액지수는 석탄 및 석유제품(110.8%), 운송장비(28.2%) 등이 증가했으나 전년 동월 대비 7.2% 상승에 그쳤다.

기업 체감경기는 다시 얼어붙었다. 9월 전산업의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전월 대비 3포인트 하락한 78이었다. BSI는 6, 7월 연속 하락하다 지난달 소폭 반등했었다. 한은은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는 가운데 주요국 금리인상에 따른 경기둔화 우려 등의 영향으로 제조업을 중심으로 하락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제조업 BSI는 전월 대비 6포인트 하락한 74를 기록했다. 반도체 가격 하락 및 수요 둔화로 전자·영상·통신장비가 13포인트 급락한 영향이다. 비제조업 BSI(81)는 방역수칙 완화에 따라 예술·스포츠·여가 등이 5포인트 상승했으나, 건설업과 도소매업이 각각 3포인트씩 하락하면서 전월 대비 1포인트 줄었다.

한은은 "건설업은 주택경기 둔화 및 신규수주 감소 등으로, 도소매업은 물가 상승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우려로 감소했다"고 풀이했다.

윤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