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동해로 탄도미사일 2발 쏴…美 항모 거슬려 사흘 만에 또 발사

입력
2022.09.28 19:29


북한이 사흘 만에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또 발사했다. 한미 양국이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까지 동원해 대북 압박수위를 높이며 해상 연합훈련을 실시하자 재차 도발에 나섰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한미 군사공조가 강화되자 북한의 신경질적 반응이 더 거칠어지는 모양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28일 오후 6시 10~20분 사이 평양 순안 일대에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2발을 발사했다. 합참은 "우리 군은 감시 및 경계를 강화한 가운데 한미 간 긴밀하게 공조하면서 만반의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25일에 이어 불과 사흘 만이다. 북한은 동해 한국작전구역(KTO)에서 열리는 한미 해상훈련을 하루 앞둔 25일 평안북도 태천 인근에서 동해상으로 SRBM을 발사하며 무력시위를 벌였다.

이번 미사일 도발도 당시와 정황이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발사장소가 평안도 인근 내륙이고, 동해상으로 SRBM을 쐈고, 미사일 종류도 같은 SRBM이라는 점에서다. 도발수위를 크게 높이지는 않은 셈이다. 이를 두고 북한이 한미훈련과 미 항모를 의식해 반발하되 직접 충돌로 치달을 만큼 긴장의 강도를 높이지 않는 '저강도 도발'로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이번 도발에 대해 "한미 해상훈련에 대한 반발 성격"이라며 "7차 핵실험 전까지 긴장상태를 유지하면서 한미의 대응을 탐색하기 위한 의도"라고 분석했다. 29일로 예정된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북한이 날 선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올해 들어 북한은 순항미사일 2회를 포함해 총 20차례 미사일 발사를 감행했다. 지난 5월 9일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로는 6번째 미사일 도발이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는 탄도미사일 발사를 금지한 반면, 순항미사일은 따로 규제하지 않고 있다.


김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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