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술을 시작합니다” 옆으로 쭉 당기니 디스플레이가 커졌다

입력
2022.09.28 11:27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인텔 행사에 깜짝 등장해 시연

"자, 마술을 보여드릴까요?"


2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서 열린 인텔의 신제품 공개 행사(2022 인텔 이노베이션). 팻 겔싱어 최고경영자(CEO)의 호출을 받고 한 사람이 무대에 '깜짝 등장'했다. 그는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최 사장은 손에 들고 나온 13인치짜리 태블릿을 들어보이며 마술 시범을 보였다.

최 사장은 "이건 작은 컴퓨터"라고 소개하며 "그런데 우린 종종 더 큰 스크린이 필요하지 않나"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태블릿의 한쪽을 옆으로 쭉 당겨 디스플레이 사이즈를 단번에 17인치로 키웠다. 17인치짜리 '슬라이더블(slidable) 디스플레이'가 공개된 순간이었다. 그가 선보인 '마술'에 박수와 환호가 터져나왔다. 최 사장은 "방금 본 건 미래 컴퓨터 트렌드의 한 예"라며 "폴더블은 끝났고 이제 슬라이더블 디스플레이가 시작된다"고 했다.

삼성이 이날 처음 선보인 슬라이더블 디스플레이는 접고 피는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잇는 차세대 폼팩터(모바일 기기의 외형)로 꼽힌다. 그간 전시 형태로 슬라이더블 시제품이 공개된 적은 있었지만, 일반 대중 앞에서 직접 시연한 것은 "세계 최초"라고 최 사장은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인텔은 현재 슬라이더블 디스플레이를 활용한 컴퓨터를 개발 중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날 시연으로 제품 상용화가 머지 않았음을 예고했다. 미국 정보기술(IT) 매체 씨넷은 "실제 제품이 나올 시기는 불투명하다"면서도 "디스플레이를 밀고 당길 수 있는 컴퓨터는 대형 화면과 휴대성이란 두 가지 요구를 모두 충족시켜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실리콘밸리= 이서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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