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손' 결승골... 벤투호, 카메룬에 1-0 승리

입력
2022.09.27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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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은 그라운드 밟지 못하고 소속팀 복귀

‘벤투호’가 2022 카타르 월드컵 가나전을 대비한 모의고사에서 1-0 승리를 거뒀다. 이날 선발 명단에 대대적인 변화를 준 파울루 벤투 감독의 실험은 일단 합격점을 받았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카메룬과의 친선경기에서 전반 35분 손흥민의 헤더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이날 벤투 감독은 직전 경기였던 코스타리카전과 비교해 선발 명단을 5명이나 바꾸는 등 큰 폭의 변화를 줬다. 대표팀 최전방 공격수인 황의조(올림피아코스)를 벤치에 앉히는 대신 손흥민(토트넘)을 원톱으로 올렸고, ‘작은’ 정우영(프라이부르크), 이재성(마인츠)이 황희찬(울버햄튼)과 함께 뒤를 받쳤다.

중원에는 벤투호 중원의 핵심이었던 ‘큰’ 정우영(알 사드) 대신 손준호(산둥)가 출전해 황인범(올림피아코스)과 호흡을 맞췄다. 수비라인에서도 김문환(전북)이 윤종규(서울) 대신 오른쪽 풀백으로 출전했고, 김민재(나폴리)의 파트너도 김영권(울산) 대신 권경원(오사카)이 맡았다. 관심을 모았던 이강인(마요르카)은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

한국은 초반부터 상대를 강하게 압박했다. 전반 4분 손흥민의 크로스와 황희찬의 헤딩 패스에 이어 정우영이 헤더슛을 시도했지만 카메룬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전반 5분에는 손흥민이 올린 코너킥을 이어받은 이재성이 강한 슈팅을 때렸지만 상대 수비수 몸에 맞고 나왔다.

계속해서 카메룬 골문을 공략한 한국이 전반 35분 선제골을 터뜨렸다. 공격 진영까지 올라온 김진수가 문전을 향해 강한 크로스를 올렸고, 공은 카메룬 골키퍼 안드레 오나나의 손을 맞고 튕겨 나왔다. 문전에 자리잡고 있던 손흥민이 이를 그대로 헤더로 연결해 카메룬의 골망을 흔들었다. 23일 코스타리카전 프리킥 동점골에 이은 A매치 2경기 연속골이자, 개인 통산 35번째 골이었다.

대표팀은 이후에도 주도권을 내주지 않았다. 카메룬이 한 차례 골대 상단을 강타했지만, 한국이 한 골 차 리드를 지킨 채 전반이 마무리됐다.

벤투 감독은 후반 들어 기존 주전 선수들을 그라운드로 내보내는 등 실험 대신 안정을 택했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이재성 대신 권창훈(김천)이 들어왔고, 이후 연달아 나상호(서울), 황의조, ‘큰’ 정우영이 투입됐다. 황의조가 부상으로 그라운드를 나가자 벤투 감독은 마지막 교체로 백승호(전북) 카드를 꺼내 들었다.

1년 6개월만에 대표팀에 돌아온 이강인으로서는 아쉬운 순간이었다. 이날 경기는 총 6장의 교체카드가 있었지만, 하프타임을 제외하면 3번의 교체만 가능했다. 이로써 이강인은 9월 A매치 평가전에서 단 1분도 뛰지 못하고 소속팀으로 복귀하게 됐다. 이강인의 출전이 무산되자 서울월드컵경기장을 가득 메운 약 6만 명의 관중은 일제히 ‘이강인’을 연호하기도 했다.

양팀은 후반 들어서도 공방을 주고 받았지만, 경기는 추가 득점 없이 그대로 끝났다. 벤투호는 이날 승리로 9월 A매치 2연전에서 1승 1무의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득점이 많이 나오지 않은 것은 아쉬운 대목이지만, 안정적인 수비 조직력을 선보였다는 평가다. 이날 경기 최우수 선수 역시 수비 라인을 이끈 김민재에게 돌아갔다.

대표팀은 11월 11일 한국에서 월드컵 출정식을 겸한 평가전을 한 차례 더 진행할 예정이다. 다만 손흥민을 비롯한 유럽파는 리그 일정상 합류가 어려울 전망이다.

박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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