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라 먹는 재미, ○○○31’. 유명 아이스크림 업체의 익숙한 홍보 문구다. 제천에는 시에서 선정한 ‘제천맛집31’이 있다. 약선한정식, 곤드레밥, 쌈밥정식, 한방백숙, 두부전골, 송어비빔회 등 대중적인 음식부터 지역 재료로 맛을 살린 요리까지 취향대로 고를 수 있다.
제천맛집31은 재료와 색깔에 따라 고미(녹색), 풍미(푸른색), 육미(주황색), 별미(붉은색) 식당으로 구분된다. 고미는 제천의 특산물과 고유의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식당, 풍미는 현지인이 추천하는 추억의 식당, 육미는 고기 맛집, 별미는 젊은 층의 입맛을 사로잡을 감성 맛집이다.
육미 식당으로 분류된 ‘제천두꺼비식당’은 전국에 16개의 체인점을 보유한 유명 식당이다. 전골처럼 자작자작하게 끓여내는 돼지등갈비찜과 곤드레나물밥의 조화가 일품이다. 고미 식당으로 분류된 ‘열두달밥상’은 갓 지어낸 고슬고슬한 밥에 각종 나물과 20여 가지 반찬을 한상차림으로 내놓는다. 40년 전통의 ‘느티나무횟집’은 풍미 식당으로 분류된다. 송어 향어 쏘가리를 함께 넣은 비빔회, 메기와 잡고기 매운탕을 전문으로 한다. 중식당 ‘낭만짜장’은 복고풍을 소비하는 젊은 세대와 추억의 맛을 찾는 기성세대를 고루 겨냥하고 있다. 짜장면과 짬뽕 외에 마늘소스, 칠리소스, 크림소스, 불소스와 함께 나오는 찹쌀탕수육이 주요 메뉴다.
‘약채락’은 제천맛집31과 함께 제천 음식을 상징하는 브랜드다. ‘약이 되는 채소, 약이 되는 즐거운 음식’이라는 뜻이다. 제천은 조선시대 3대 약령시 중 하나였다. 전국 약초의 30%, 그중에서도 황기의 80%가 제천을 거점으로 생산, 유통됐다고 한다. 한방산업의 맥을 잇기 위해 조성한 ‘제천한방엑스포공원’에서 다음 달 6일부터 11일까지 ‘2022 제천한방바이오박람회’가 열린다. 한약재와 농산물을 싸게 구입할 수 있는 약령시가 열리고, 다양한 한방건강체험도 운영된다.
맛있는 음식의 기본은 양념, 약채락 요리의 베이스는 4대 약념(藥念)이다. 황기를 24시간 숙성한 약간장, 당귀를 재료로 만든 약초고추장, 서양 채소를 활용한 약초페스토와 뽕잎을 첨가한 약초소금을 말한다. 특히 약초고추장은 당귀 외에 지역에서 생산되는 뽕잎, 황기, 오가피 잎과 추출액을 넣어 특허를 얻었다.
약채락 메뉴는 비빔밥을 비롯해 제철 채소와 약초를 활용한 한정식, 한방백숙, 쌈밥정식까지 다양하다. 바우본가, 예촌, 노다지맛집, 원뜰, 성현한정식 등 시에서 선정한 17개 식당에서 즐길 수 있다. 향긋한 약초 향이 더해지니 밥이 보약이다. 식당 목록은 제천문화관광 홈페이지(tour.jecheon.go.kr)의 ‘미식’ 항목에서 볼 수 있다.
제천시는 약채락에서 한 발 더 나아가 ‘가스트로투어’를 운영하고 있다. 가스트로(Gastro)는 ‘위장’이란 뜻의 이탈리아어다. 쉽게 말해 미식여행, 먹방여행이다. 투어는 도심 속 맛집 위주로 찾아간다.
2개 코스 중 A코스는 57년 된 수제 찹쌀떡 전문점 ‘덩실분식’, 돼지갈비찜 또는 묵은지전골에 곤드레나물밥이나 하얀민들레밥을 곁들이는 ‘마당갈비’, 제철 생과일주스와 불고기 샌드위치를 주요 메뉴로 하는 ‘샌드타임’을 방문한다. 납작 어묵을 꼬치에 꽂아 매콤하고 새빨간 고추장 양념에 풍덩 적셔 먹는 내토시장의 ‘빨간어묵’도 맛볼 수 있다. 해설사가 동행해 제천의 음식과 역사 이야기도 들려준다. 약 2시간이 소요되며 회당 4~15인으로 진행한다. 제천시관광협의회(043-647-2121)로 문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