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치안기관인 연방보안국(FSB)이 모토키 다츠노리 블라디보스토크 주재 일본 영사를 간첩 혐의로 체포했다고 NHK, 교도통신 등이 27일 보도했다. 모스크바 주재 일본 대사관은 “극히 유감이며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러시아 외무부에 항의했다.
FSB 발표에 따르면 해당 외교관은 러시아와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 간 협력 관계 및 서방의 제재가 러시아 및 극동 경제에 미칠 영향과 관련, 공개가 제한된 정보를 금전을 지불하고 입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FSB는 해당 외교관에 대한 조사 영상도 공개하고, 그가 러시아 법 위반을 인정했다고 전했다.
러시아 외무부도 해당 외교관이 “영사의 직무와 어울리지 않는 행위를 하고, 러시아의 안전보장에 관련된 이익을 해쳤다”고 발표했다. 외무부는 그를 ‘페르소나 논 그라타(외교적 기피인물)’로 선언하고 48시간 내 러시아를 떠나라고 통보했다. 아울러 모스크바 주재 일본 대사를 초치해 이 같은 사실을 알리고 일본 정부에 강력히 항의했다.
이에 모스크바 주재 일본 대사관은 “영사를 구속하고 조사하는 것은 ‘영사관계에 관한 비엔나 조약’의 명확한 위반으로 받아들일 수 없고, 부당한 이유에 의한 국외퇴거 요구도 유감”이라며 러시아 외무부에 강하게 항의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2월 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양국 관계는 계속 악화하고 있다. 일본은 서방의 강력한 경제 제재에 동참했고 러시아는 ‘비우호국’으로 지정했다. 지난 4월에는 일본 정부가 자국을 적대시한다는 이유로 일본 외교관 8명을 추방했다. 5월에는 기시다 후미오 총리 등 63명, 7월에는 일본 중의원 의원 384명의 입국을 금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