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 개미' 열풍이 불 정도로 지난해 해외 증시가 호황을 누리면서 개인 해외 주식계좌 신고금액이 5배 이상 급증했다. 전체 해외 금융계좌 신고액 역시 4년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26일 국세청에 따르면, 올해 해외 금융계좌 전체 신고금액은 64조 원, 신고인원은 3,924명으로 전년보다 신고금액은 5조 원(8.5%), 신고인원은 794명(25.4%) 급증했다. 이는 역대 해외 금융계좌 신고금액 중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이자, 2018년(66조4,000억 원) 이후 최대치다.
올해 신고인원·금액은 지난해 해외 금융거래 실적에 관한 것이다. 해외에서 직접 계좌를 개설한 뒤 해외 주식 등 금융거래를 한 개인·법인은 연중 해외 금융계좌 잔액 합계가 한 번이라도 5억 원을 초과(매월 마지막 날 기준)하면 다음 해 6월까지 국세청에 신고해야 한다. 국내 계좌를 통해 해외 주식을 매수한 서학 개미는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다.
개인 신고자는 3,177명이 22조4,000억 원을 신고해 전년도에 비해 인원은 792명(33%), 금액은 13조 원(전년 대비 138%) 늘었다. 그중에서도 해외 주식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해외 주식계좌 신고금액은 15조8,000억 원으로, 1년 전 2조9,000억 원보다 12조9,000억 원 증가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지난해 해외 주식시장 호황으로 인한 보유주식 평가액 상승, 스톡옵션 행사 증가에 따른 주식 취득 등이 주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개인 신고자 주식계좌의 1인당 평균 금액은 97억 원으로, 계좌의 89.1%가 미국에 있었다.
반면 법인은 747곳이 41조6,000억 원을 신고했다. 전년(법인 745개·49조6,000억 원)보다 법인 수는 거의 변하지 않았으나, 신고금액은 오히려 8조 원 줄었다. 신고계좌 소재지는 141개 국이었으며, 미국 소재 계좌의 신고금액(26조8,000억 원·41.9%)이 가장 많았다. 이어 일본 10조8,000억 원(16.9%), 싱가포르 2조7,000억 원(4.2%), 홍콩 2조6,000억 원(4.1%) 등이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