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히잡 여성 의문사'에 대한 이란의 반정부 시위가 확산하는 가운데, 유럽에서도 '연대 시위'가 뜨겁게 타오르고 있다.
프랑스 파리 중심가에서는 이란 정권을 규탄하는 시위가 24, 25일 열렸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트로카데로 광장에 운집한 시위대 규모를 4,000명 정도로 경찰은 추산했다. 이들은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구금됐다 사망한 마흐사 아미니(22)를 추모했다. 이란의 반정부 시위대가 외치는 구호인 "여성, 생명, 자유", "이슬람 공화국에 죽음을" 등이 파리에서 울려 퍼졌다. 시위대 일부는 거리 한복판에서 머리카락을 자르고 히잡을 불태웠다.
시위대는 프랑스 정부가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최근 유엔총회에서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과 회담한 것을 두고 "어떻게 범죄자와 대화할 수 있느냐"는 비판이 터져 나왔고, "프랑스 내 이란 대사관을 폐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영국 런던의 시위대는 "이란 사람들의 목소리가 되자"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이란 대사관 주변에서 규탄 목소리를 냈다. 시위에 참여한 이란인 마리얌(44)은 "이란에는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사는' 아미니가 너무 많다"며 "(시위를 통해) 지지를 보내는 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일"이라고 가디언에 말했다. 시위는 독일의 베를린, 함부르크, 스웨덴 스톡홀름, 그리스 아테네 등에서도 벌어졌다.
이란 외무부는 각국 대사관 공격을 우려하며, 시위 흐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시위 진압 과정에서 크고 작은 충돌도 있었다. 프랑스 경찰은 이란 대사관으로 향하는 시위대를 막기 위해 최루탄을 사용했다. 영국 런던에서도 시위대 5명이 체포됐다. 런던 경찰은 "시위대가 폴리스라인을 넘으려고 했고, 경찰에게 물건을 던졌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