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만에 달에 다시 발을 내딛기 위한 인류의 도전이 또 미뤄졌다. 27일(현지시간) 발사 예정이던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아르테미스(Artemis·달의 여신) 계획 로켓 발사가 폭풍 탓에 취소되면서다. 액체 수소 연료 누출로 두 차례 발이 묶인 데 이어 이번이 세 번째 중단이다.
24일 나사는 열대성 폭풍이 북상함에 따라 27일 오전으로 예정했던 ‘아르테미스 1호’ 로켓 우주발사시스템(SLS)의 3차 발사 시도를 취소했다고 밝혔다. 나사는 현재 카리브해에서 휘몰아치는 열대성 폭풍 ‘이언’이 허리케인으로 세력을 키운 뒤, 로켓 발사장인 케네디우주센터 등 플로리다주 해안을 강타할 것으로 예상했다.
아르테미스 1호 로켓은 비행 중 낙뢰 피해를 막기 위해 비가 올 때는 발사하지 않도록 제한돼 있다. 이는 대형 로켓이 자연적인 번개에 노출될 뿐만 아니라 대기의 강한 자기장을 지날 때 번개를 유발할 수 있는 점도 고려한 것이다.
아르테미스 1호 발사 취소는 이번이 세 번째다. 지난달 29일 첫 발사 시도는 로켓 엔진의 온도 센서 결함과 연료 누출 문제로 중단됐고, 이달 3일 2차 발사 시도는 로켓 하단부에서 폭발성이 강한 수소연료 누출이 차단되지 않아 다시 연기됐다.
나사는 3차 발사 시도를 취소함에 따라 현재 발사대에 세워진 길이 98m에 달하는 SLS 로켓을 6.4㎞ 떨어진 조립동으로 옮기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AP통신은 "로켓을 발사대에 그대로 둔다면 다음 달 2일 발사 시도를 할 수 있지만, 조립동으로 옮겨질 경우 발사 준비에 더욱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11월로 미룰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는 1972년 아폴로 17호의 달 착륙 이후 50년 만에 재개된 유인 달 탐사 프로그램이다. 1969년 아폴로 11호는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달에 착륙했다. 그러나 천문학적인 예산이 드는 데 대한 비판이 거세지면서 한동안 중단됐다가 50년 만에 재개됐다. 2024년 사람을 태워 달 궤도를 다녀오고, 2025년에는 우주인이 달에 착륙하는 게 이번 계획의 최종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