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해군 니미츠급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을 비롯한 제5항모강습단이 한국을 찾았다. 미 핵항모가 부산에 기항한 것은 2017년 이후 5년 만이다. 미 해군과 한국 해군 작전사령부는 핵항모 입항을 맞아 북한에 맞서는 미 전략자산 로널드 레이건함 내부 공개 행사를 열었다.
23일 해군 부산작전기지에 기항한 미 해군 제5항모강습단은 로널드 레이건함과 타이콘데로가급 미사일순양함 챈슬러스빌함, 알레이버크급 이지스구축함 베리함 등으로 구성됐다. 또 이날 진해 해군기지에는 알레이버크급 이지스구축함 벤폴드함이 입항했다. 로스앤젤레스급 핵추진 잠수함 애너폴리스함도 이달 말 동해 한국작전구역(KTO)에서 열리는 한미 연합훈련에 참가한다.
항모 갑판에 올라서니 푸른 하늘과 바다를 배경으로 미국의 각종 최첨단 항공전력이 위용을 뽐냈다. 그사이로 4,900명의 승조원이 바삐 오가고 있었다.
로널드 레이건함은 10만 톤급으로 길이 332.8m, 높이 63m에 달한다. 전투기를 띄우는 항공모함의 중추인 비행갑판의 면적은 축구장 3개 크기(1만8,210㎡)다. F-18 슈퍼호넷 전투기와 E-2D 호크아이 조기경보기, EA-18G 그라울러 전자전기 등 90여 대 항공기를 탑재할 수 있다. 눈앞에 펼쳐진 비행갑판은 물론, 격납고에도 항공기가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 어지간한 국가의 항공력 전체가 항모 한 척에 총집결한 셈이다.
국제질서에 위협이 되는 이른바 ‘불량국가’들이 두려워할 만한 전력이다. 중국조차 남해나 서해에 미 항모가 출현하면 경고메시지를 보내며 불안감을 드러내 왔다. 특히 북한의 경우 2017년 6차 핵실험 직후 미 핵항모를 한반도에 투입하자 격렬한 거부 반응을 보이며 초조하게 지켜본 전례가 있다.
한미 해군은 한반도 주변 환경은 물론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함께할 것이라며 결속을 강조했다. 김경철 해군작전사령부 해양작전본부장(준장)은 “한국을 방어하기 위해 해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상황에 대비하고 태세를 향상하기 위한 여러 훈련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마이크 도널리 미 해군 제5항모강습단장(준장)은 “한미는 동맹이자 함께 작전을 펼치는 국가로서 안보 이익을 공유하며, 우리의 안보상 이익이 위협에 처한다면 언제, 어디서나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미국이 대만을 통해 중국을 한껏 자극하는 상황에서 한국을 통해 중국을 압박하기 위한 의중이 담긴 발언으로 볼 수 있다.
도널리 단장은 ‘북한 핵위협이 급증한 안보 상황에서 북한에 던지는 메시지’를 묻는 질문에 “오래전부터 준비했던 훈련”이라며 “북한을 향한 이번 연합훈련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은 외교관에게 맡기고, 동맹이 얼마나 끈끈한지 보여주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