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만화축제인 부천국제만화축제가 30일부터 나흘간 열린다.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위주로 개최됐던 행사가 3년 만에 대면 행사로 전환됐다.
경기 부천 한국만화박물관 일대에서 열리는 이번 제25회 부천국제만화축제의 주제는 '이:세계'다. 현실과 다른 판타지 세계, 디지털의 '이(e)' 세계 등을 아우른다는 뜻이다. 이번 축제에는 전시와 콘퍼런스, 사업 상담 등 다양한 현장 참여 행사가 마련됐다.
우선 올해 부천만화대상 수상작을 만나볼 수 있다. 대상작은 무속신앙을 바탕으로 한 현실 너머의 이야기를 담은 웹툰 '미래의 골동품 가게'(구아진 작가)다. 신인상에는 좀비 사태가 일어난 뒤 고립된 타워에 살아가는 청년들 이야기를 그린 이명재 작가의 '위아더좀비'가 올랐다. 또 제2차 세계대전에서 수십만 민간인이 희생당한 과거를 실감 나게 보여주는 '원자폭탄'(디디에 알칸트, 로랑 프레데릭볼레, 드니 로디에 작가)이 해외만화상을 받아 국내 팬들을 만난다. 작가 자료, 캐릭터 소개 등이 전시되고 관련 체험 행사나 포토존도 운영된다.
콘퍼런스에서는 이현세 만화가 등 업계 전문가들이 모여 코로나19 이후의 창작 환경 변화와 만화의 산업화에 따른 스튜디오 창작 바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속 웹툰 영역의 확장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눈다. 해외 만화축제 감독인 니콜라 피카토 (프랑스 리옹 만화축제), 엘리온(콩고 빌리리 만화축제)과의 대담도 볼 수 있다.
올해 축제는 비용을 줄이고 내실을 다질 수 있는 콘텐츠에 집중하겠다는 목표 아래 준비됐다. 신종철 만화영상진흥원장은 초청 연예인의 화려한 무대 대신 "높이 30㎝의 작은 무대에서 눈을 맞추고 대화하는 형식의 개막식을 시도하려고 한다"면서 "올해는 25주년을 맞아 콘텐츠에 초점을 맞추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산학 협력 관련 프로그램도 늘렸다. 만화학과 진학 가이드·만화학과 졸업생을 위한 취업 가이드 강좌는 물론 만화인을 위한 일대일 법률 상담소도 운영한다. 웹툰 관련 사업을 고민하는 이들을 위한 비즈니스 상담도 별도로 진행한다.
한편 이번 축제에 맞춰 국제 코스프레 페스티벌도 열린다. 다음 달 2일 해외 13개국 코스튬플레이어가 참여해 챔피언십 결승대회를 치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