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한국은행이 국민연금과 통화스와프를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연금의 대규모 외화 환전 수요를 줄여 원·달러 환율을 안정시키려는 조치다. 달러화 강세로 최근 환율은 '심리적 마지노선'인 1,400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통화스와프란 일정 기간 서로 다른 두 통화를 맞교환하는 것이다. 이번 계약이 성사되면 국민연금은 한국은행에 원화를 제공하는 대신 외환보유고에서 달러를 공급받아 해외 투자에 나설 수 있다.
국민연금은 해외 투자를 할 때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사들이는데, 이 때문에 대규모 환전 수요가 발생해 환율 상승 압력을 키운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은 관계자는 "(통화스와프가 체결된다면) 국민연금이 현물환 시장(외환거래 시장)에서 달러를 살 필요가 없으니 그만큼 수요 압력이 줄어들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의 해외 투자가 원화약세를 부추긴다'는 지적에 국민연금 측은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은 글로벌 달러화 강세의 결과"라며 "달러·원 현물환 일평균 거래 규모에서 국민연금기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1%대 수준에 불과하다"고 반박해 왔다. 그러나 주요국 통화에 비해 원화 약세가 가파르자 검토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계약이 성사되면 17년 만의 통화스와프다. 한국은행은 외국인 투자자금이 늘면서 시중에 넘쳐나는 달러를 '퍼내기' 위해 국민연금과 2005년부터 2008년까지 통화스와프를 맺은 바 있다. 결과는 이르면 23일께 나올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