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낮 길거리 한복판에서 50대 부부를 살해한 모자(母子)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부산지법 서부지원 형사1부(부장 이진혁)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30대 A씨에게 무기징역을, A씨 모친 B씨에게 징역 30년을 각각 선고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3월 2일 오후 4시 40분쯤 부산 북구 한 아파트 주변 거리에서 평소에 알고 지내던 50대 부부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금전 등의 문제로 다투던 중 집에서 흉기를 들고 와 잔혹하게 살해했다. 현장에 있던 B씨는 A씨를 막지 않고 지켜만 보다가 차량으로 경북 경주까지 달아났다. 하지만 사건 발생 2시간 뒤 자수 의사를 표시해 긴급 체포됐다.
재판부는 "A씨와 B씨가 주고받은 메시지 등을 확인하면 금전적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피해자 남편을 살해하겠다고 합의했다"면서 "B씨도 사건 당시 현장에서 피해자를 가리키며 A씨가 한 번 더 흉기를 찌르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구체적 범행 장소 등을 공모하지 않았지만, 피해자 남편을 살해하려는 의도로 사전에 합의해 모자는 공범에 해당한다"고 했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우발적 범행을, B씨는 사건 현장에서 피해자 중 부인을 구하려 했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모자는 남편을 살해한 후 살려달라던 부인에게까지 범행을 저질렀다"며 “도망가는 피해자를 넘어뜨려 다시 흉기를 찌르는 등 죄질이 극히 불량한 데다 유족과 합의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