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하락폭을) 퍼센티지(확률)로 전망하기는 굉장히 어렵지만, 최정점 대비 20~30% 떨어져 코로나 이전 가격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영끌족의 경우 (금리인상기에도) 갭투자한 집에 거주 가능하면 버텨야 한다."
부동산 전문가인 이광수 미래에셋증권 수석연구위원이 "부동산 하락세 진입은 분명해 가파른 내리막 계단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며 내놓은 부동산 시장 진단과 최근 금리인상으로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진 영끌족에게 해준 조언이다.
그는 2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2억, 3억 뚝뚝 떨어진다" "가격 체감하기 어렵다" 등 상반된 언론보도가 나오는 현 상황을 두고 "원래 부동산은 상승할 때도 거래가 감소하면서 상승하고, 하락할 때도 거래가 감소하면서 하락하는 점을 여러분이 꼭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급락한) 일부 사례를 갖고 전체를 과잉 대표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도 "통계 자료를 보면 지난해 서울의 아파트 가격을 중심으로 급격히 상승할 때 100채당 2.5채밖에 거래가 안 됐다"며 "아파트가 고점 올라갈 때는 한두 채가 거래돼 시세를 형성하고, 떨어질 때도 그런다"고 했다. "오를 때는 급매수가 결정하고 내릴 때는 급매도가 결정한다"는 것이다.
요즘처럼 하락기에는 일단 하락세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하면 '단기적 변동이야' '일시적이야' 이렇게 생각하는 첫 번째 단계, 조정기에 접어들어 '하락 거래'가 많아지는데 일부 사람들만 아는 두 번째 단계, 본격적으로 하락 단계에 접어들어 일종의 '양떼 효과'라든지 '손실 회피 현상'이 나타나며 물량을 대거 밀기 시작해 하락폭이 커지는 마지막 단계, 3단계로 진행된다고 했다. 이 수석연구위원은 "지금은 일부 사람들만 움직이는 2단계 정도"라고 했다.
그러면서 작년 또는 재작년 부동산 가격이 폭등할 때 대출로 집을 산 '영끌족'에게는 "투자했더라도 그 집에 들어가 살 수 있으면 버텨야 한다"고 했다. 그는 "집이 없다면 전세라든가 월세를 내고 살아야 되는데 (투자한 집에 거주하면) 그만큼 비용이 절약되는 측면도 있고, 내 집에 인테리어도 하고 살면서 만족도는 커진다"며 "거주하면서 생기는 '거주의 가치'를 크게 만들어 이 시기를 잘 버텨야 된다"는 것이다. 또 "가파른 고금리는 1년 정도로 예측한다"며 "지금 월세도 올라가, 거주의 가치가 훨씬 커지면 그 기간은 훨씬 더 짧아진다"고 했다.
반대로 "도저히 살 수 없는 조건, 즉 과도하게 전세를 껴서 갭투자를 했거나 과도하게 빚을 내서 도저히 그 안에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이면 파는 게 맞다"고 직언했다.
집을 구매할 시기를 저울질하는 무주택자라면 "가격이 떨어지면서 거래량이 회복하는 때를 노리라"고 조언했다. 이 수석전문위원은 "가격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그 가격을 감내할 만한 소득이나 대출이 있어 살 사람들의 시장이 생기기 시작해 거래량이 회복하는 구간이 나온다"며 "이 시기가 내 집 마련하기 굉장히 적절한 구간"이라고 했다. 이어 "거래량 회복은 여러분이 사시는 아파트 단지가 100채면 그 중에 몇 채가 거래되느냐로 쉽게 측정할 수 있다"며 "지금 거래량이 연간 2.5채인데, 5, 6채 정도 거래되기 시작하면 거래가 회복되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했다.
'싸다'는 기준은 "시장에 변화가 일어날 때가 싼 것"이라며 예를 들어 설명했다. 그는 "예컨대 30% 떨어졌는데 거래가 계속 줄면 더 빠질 가능성이 크고, 20% 빠졌는데 거래가 회복하면 '바닥' 이런 관점에서 유동적으로 생각하시면 좋다"며 "두 번째는 내 조건, 가계의 조건에 맞는 가격대가 왔을 때가 싼 것이니까, 이 두 가지를 같이 보면 좋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