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해군 7함대의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이 23일 부산에 온다. 지난 주말 열린 제3차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에서 한미가 북한의 '핵무력 법제화'와 '선제 핵사용' 가능성에 맞서 전례 없이 '확장억제'를 강화키로 한 상황에서 꺼낸 첫 번째 카드다.
19일 해군에 따르면 로널드 레이건함과 순양함 챈슬러스빌함, 이지스 구축함 배리함 등 3척으로 구성된 미 항모강습단은 23일 오전 10시 부산 작전기지에 입항할 예정이다. 해군은 미 항모강습단 정박 기간 중 양국 간 우호 증진을 위한 상호 함정방문, 친선 체육활동, 사회 복지시설 연합 봉사활동 등을 실시한다고 덧붙였다. 미 항공모함 방한은 2018년 10월 ‘대한민국 해군 제주 국제관함식’ 이후 약 4년 만이다. 부산항 입항은 5년 전인 2017년 10월 로널드 레이건함이 마지막이었다.
레이건함은 이달 말 한국 동해 작전구역(KTO)에서 한미 해군 연합훈련에 참가한다. 우리 해군과 미 해군 항모가 우리 작전구역에서 연합훈련을 하는 건 북한의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가 잇따랐던 지난 2017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미국의 ‘전략자산’으로 꼽히는 항모강습단의 한국 방문은 최근 북한의 잇따른 강경 행보와 무관치 않다. 북한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잇따라 탄도미사일 발사를 감행했고, 7차 핵실험 준비도 이미 마친 상태다. 지난 8일 최고인민회의에서는 선제 핵사용을 경고하며 위협수위를 끌어올렸다.
미국은 이번 레이건함의 한국 방문을 대북 경고 메시지로 한껏 활용했다. 미 해군은 13일(현지시간) 레이건함에 탑재된 F-18 슈퍼호넷 다목적 전투기가 훈련하는 모습을 공개하면서 이 전투기의 소속이 6ㆍ25전쟁 당시 북한 지역 화천댐을 공격한 부대인 제195타격 전투비행대라며 대북 압박 의도를 숨기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