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참의장 "함재기 개발 KF-21 염두"…경항모 아닌 중항모 검토해야

입력
2022.09.19 17:30
6면
"경항모, 수직 이착륙 제한" 국회 답변
"오해 소지… 연구용역으로 결정" 정정
文 전 대통령 증인 신청에 여야 공방도

김승겸 합동참모의장이 19일 국산 전투기 'KF-21(보라매)'을 항공모함에서 운용할 수 있도록 개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했던 '경(輕)항모'보다 규모가 큰 중형 항모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다만 윤석열 정부 들어 항모의 첫 단계인 경항모조차 예산이 전액 삭감돼 사업 자체가 좌초될 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이에 경항모를 건너뛰고 항모의 몸집을 키우려는 구상이 현실적인지를 놓고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김 의장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함재기의 국내 개발 방안이 KF-21을 염두에 둔 것이냐'는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김 의장은 "함재기 개발이 예정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개발해서 함재기로 가능한지를 연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F-21은 미국 F-35B와 달리 수직 이착륙이 어려워 활주로가 짧은 경항모에 탑재하기 부적합하다. 반면 가격은 KF-21이 F-35B보다 훨씬 저렴하다. 이에 김 의원이 "경항모가 아닌 중(형)항모로 추진한다고 보면 되느냐"고 묻자 김 의장은 "아무래도 전반적인 시스템 구조가 변경돼야 하기 때문에 그렇게 돼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중항모 추진 또한) 검토가 필요한 것인데, 현재 (경항모) 사이즈로는 수직 이착륙기 외엔 제한된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정부에서 결정한 경항모 사업은 올해 기본설계 착수 등에 첫 예산 72억 원을 배정하고서도 이행하지 않았다. 지난달 발표한 내년도 예산안에는 한 푼도 반영되지 않았다.

논란이 일자 김 의장은 회의 말미에 발언을 요청해 "오해의 소지가 있을 것 같다"면서 "연구용역 결과로 항모의 변경사항이 결정되는 것이므로 확정적으로 지금 말할 수 없다"고 시정했다.

이날 회의에선 문재인 전 대통령의 국정감사 증인 채택 문제를 놓고 날 선 공방이 오가기도 했다. 국민의힘 측에서 문 전 대통령 출석을 요구하자 민주당 의원들은 "금도가 있다", "분열을 가속화하는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여당 의원들은 "성역은 없다", "국가안보를 문 전 대통령이 잘했다면 부르겠냐"며 맞섰다. 여야는 9·19 남북군사합의, 국군기무사령부(현 군사안보지원사령부) 계엄 문건 논란을 놓고도 설전을 주고받았다.


정준기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