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긴축 공포에 '국민주'들이 체면을 구기고 있다. 19일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7만 원으로 하향 조정한다"는 증권사 보고서가 나왔고, 네이버와 카카오(약칭 네카오)는 연저점을 썼다. 네이버는 4거래일 연속 저점을 새로 쓰고 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기존 7만5,000원에서 7만 원으로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3분기 영업이익 전망은 컨센서스(시장의 합치된 전망·13조3,000억 원)에 못 미치는 11조8,000억 원으로 내렸다.
증권사들이 제시한 삼성전자 평균 목표주가는 최근 8만 원이 깨졌는데(18일 7만9,974원), 더 내려갈 여지가 크다고 본 것이다. 도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을 그 이유로 들었다. 가파른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로 스마트폰, TV 등 주요 정보통신기술(IT) 기기 수요가 줄면서 메모리 업황은 악화하고 있다.
실제 주가는 '5만 전자'에 머무른 지 오래다. 7월 말 6만2,600원까지 오르며 반등을 시도했으나 다시 고꾸라져 16일 신저가(5만5,500원)를 썼다. 주가를 홀로 방어하는 것은 이달 들어 1조4,000억 원어치를 순매수한 개인이다. 이날은 개인마저 '손절'했으나 기관이 떠받쳐 전장보다 200원 오른 5만6,400원으로 마감했다.
고강도 긴축에 '성장주' 네카오도 투심을 잃었다. 네카오는 지난해 '코로나19 수혜주', '언택트 테마주'로 부상하며 시가총액 3, 4위를 다퉜다. 당시 고점은 네이버 46만5,000원(지난해 7월 26일), 카카오 17만3,000원(같은 해 6월 24일)이다.
이날 네카오 종가는 각각 21만8,000원, 6만5,400원으로 고점 대비 '반토막'이 났다. 올 들어 증발한 시총만 도합 47조 원이다. 게임 '우마무스메' 대규모 환불 소송 위기에 6%가 빠진 카카오게임즈를 비롯, 카카오페이 -4%, 카카오뱅크 -1% 등 이날 카카오 형제들도 동반 약세를 보였다.
코스피와 코스닥은 이날 장중 상승폭을 넓히며 각각 1.14%, 2.35% 하락 마감했다. 1,385원으로 개장한 원·달러 환율은 하루 만에 1,390원대로 되돌아왔다. 장 초반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경계 심리에 주춤했으나,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만 옹호로 미중 갈등이 부각되자 점차 위안화 약세 흐름을 따라갔다. 장 막판 1,394원까지 고점을 높인 환율은 결국 전장보다 5.6원 높은 1,393.6원에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