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신당역 역무원 스토킹 살인사건' 현장 추모공간에서 이 사건을 '여성혐오 범죄'로 보지 않는다는 의견을 내보인 것에 대해 박지현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신당역 사건에 조금이라도 책임감을 느낀다면 그런 식으로 발언해서는 안 됐다"면서 "여성혐오라는 성격을 정확히 규명하지 않으면 해법이 나올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박 전 위원장은 19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김 장관의 발언을 두고 "왜 그렇게 보지 않는지 그 이유에 대해서 저는 소상히 듣고 싶다"면서 "신당역 사건은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일 수밖에 없다. 불법 촬영, 스토킹 그리고 그게 살인까지 이어진 범죄"라고 말했다.
박 전 위원장은 신당역 사건이 '스토킹 살인사건'이라는 점이 구조적 여성혐오 범죄의 성격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해자의 사고는 "네 생각은 중요하지 않다, 내가 좋아하면 너도 나를 좋아해야 한다, 이게 조금 더 발전된 것"이라면서 "나를 좋아하지 않으면 내가 너를 죽일 수 있다, 여성은 남성에게 종속된 부속물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저지른 범죄"라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상훈 서울시의회 의원의 "좋아하는데 그걸 안 받아주고 하니까 여러 가지 폭력적인 반응을 남자 직원이 한 것 같다"는 발언은 이런 인식이 우리 사회에서 일정 부분 공유되고 있음을 전형적으로 드러낸 사례다. 박 전 위원장은 이런 인식이 "권력을 쥐고 있는 나이대 기득권 평균 인식일까 무섭다"면서 "시민을 대표하는 사람이 시민 얼굴에 왜 먹칠을 하고 있나. 자진사퇴하지 않으면 제명 처리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박 전 위원장은 김현숙 여가부 장관의 '여가부 해체 후 3개 부처 나눠서 담당' 제안에 대해서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독립 부서가 지금 이 업무를 담당해도 계속해서 여성 살해 사건이 발생하고 있는데 이거를 다 나눠 놓으면 어떻게 되겠나"라면서 "독립 부서를 둬서 그 사건에 대해서 총체적으로 관할해야 한다. (여러 부처에) 다 따로 나눠 두면 (주된 업무에) 종속되고 후순위로 밀릴 수밖에 없는 게 당연한 수순"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