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지역에서 아이스하키는 스키, 스케이트를 제치고 겨울 스포츠의 꽃이라 불린다. 1917년 내셔널하키리그(NHL)를 시작한 아이스하키 원조국 캐나다에서는 그 인기가 프로야구와 풋볼, 농구 등 북미 4대 스포츠 중 단연 1위여서, 2010년 밴쿠버 올림픽 대회 전체 입장료 수입의 약 절반이 아이스하키에서 나왔을 정도라고 한다.
아이스하키는 미식축구에 버금가는 격렬한 스포츠다. 빙판의 선수들은 빠른 스피드로 거친 몸싸움까지 벌이며 최고 시속 170km로 움직이는 직경 3인치(7.62cm)짜리 퍽을 쫓는다. 체력 소모가 엄청나서 경기 땐 5명 4개조가 약 1분 간격으로 쉼없이 교체된다. 당연히 선수 교체 제한도 없다.
캐나다 여성 아이스하키 선수 마농 레옴(Manon Rheaume, 1972~)이 1992년 9월 23일, 캐나다 프로팀 탐파베이 라이트닝(Tampa Bay Lightning) 소속 골키퍼로 세인트루이스 블루스와의 프리시즌 경기에 출전했다. NHL 역사상 처음, 여성 선수가 남자 선수들과 함께 출전해 치른 경기였다. 당시 만 20세였던 레옴은 한 피리어드 동안 9개 슈팅 중 2개를 허용했고 팀은 6대 4로 패배했다. 그는 1992년 말 마이너리그인 ‘IHL’의 정규시즌 한 경기에 출전하는 등 1997년 은퇴할 때까지 프로팀 7곳 소속 선수로 모두 24경기에 출전했다.
NHL 규정에는 선수 성별에 대한 제한이, 당시에도 지금도 없다. 체격, 체력 등 모든 면에서 선수는 당연히 남자여야 한다는 인식 때문이다.
퀘벡에서 태어나 12세 무렵부터 소녀팀이 없어 소년팀에서 기량을 익힌 레옴은 달랐다. 라이트닝 팀 스카우터도 기량에 대한 정당한 평가의 결과였다고 그의 선발 이유를 밝혔다. 그는 지금도 NHL에서 활약한 유일한 여성으로 기록돼 있다. 그는 국가대표로서 1992, 1994년 세계여자선수권대회 금메달과 1998년 나가노 올림픽 은메달을 획득했고, 1997년 은퇴 후 코치와 방송 리포터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