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유엔총회를 계기로 공식 한일 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했다는 한국 정부 측 발표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는 일본 언론 보도가 나왔다.
17일(현지시간) 산케이신문은 복수의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일본 정부가 한일 정상회담을 개최하지 않는 방향으로 조율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한국 대통령실은 오는 20∼21일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를 계기로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정상회담을 하기로 양국이 합의하고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지난 15일 밝혔다.
일본 측은 이런 발표가 사실과 다르다고 한국 측에 항의했다고 신문은 밝혔다. 일본 외무성이 “신뢰 관계에 영향을 미친다. 사실에 근거하지 않는 발표는 삼가달라"고 했다는 것. 신문은 "일본 측은 이른바 징용공(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를 가리키는 일본식 표현) 소송 문제에 진전이 없는 채 정상회담에 응하는 것에 신중하다"면서, 유엔총회에서 양국 정상이 짧은 시간 서서 이야기를 나눌 가능성은 있다고 전망했다.
마이니치신문도 "한국 정부의 한일 정상회담 개최 발표에 일본 정부가 '근거 없다'고 반발했다"면서 "유엔총회 계기로 한일 정상 간 접촉이 실현되더라도 서서 이야기하는 정도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지고 있다"고 했다.
한국 정부의 '한일 정상회담 개최' 발표가 나온 직후에도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은 정부 관료들을 인용해 "합의 사실이 없다", "(내용을) 들은 바 없다"고 전한 바 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18일 5박 7일 영국·미국·캐나다 순방을 위해 출국했다. 이날 영국 런던에 도착해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조문을 하고, 20일에는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한다. 21일을 전후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도 예정돼 있다. 기시다 총리는 19일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도쿄 하네다 공항에서 뉴욕으로 출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