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 바로 보기 | 6부작 | 18세 이상
미국 볼티모어는 악명 높은 범죄도시다. 2015년에만 살인사건이 350건을 넘었다. 민심에 민감한 정치인들이 가만 있을 리 없다. 시장 선거에 나선 이들은 치안 확보를 공약으로 내세우곤 했다. 새 시장이 업무를 시작하면 '범죄와의 전쟁'에 나서기 마련이었다. 우범자를 거칠게 대해 문제가 생겨도 실적 좋은 경찰이 우대받게 됐다. 경찰이 대대적으로 범죄 소탕에 나선다면 치안은 안정될까. 드라마 ‘위 오운 디스 시티’는 범죄를 막기 위한 강경 대책이 어떤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세세히 묘사한다.
볼티모어 시경은 범죄를 줄이기 위해 단속을 강화했다. 사람들이 밤에 거리에 있지 않도록 했다. 불법 총기를 적극 추적해 총기 범죄를 줄이려고도 했다. 밤거리를 누비는 사복 경찰은 왕이나 다름없었다. 우범지대 순찰을 명목으로 평범한 시민들을 위협했다.
‘완장’의 위력을 실감한 경찰들은 점점 대담해졌다. 경관 폭행이나 공무 집행 방해를 핑계로 마음에 들지 않는 행인을 구타하거나 연행했다. 마약밀매업자 검거나 총기 추적을 빌미로 용의자 집을 수색하면서 발견한 돈이나 마약을 자신들 주머니에 넣는 경우가 종종 생겼다. 비리 경찰들은 “우리가 이 도시를 지배한다(We Own This City)”며 기고만장해 했다.
경찰이 완력을 내세우자 불상사가 발생했다. 2015년 프레디 그레이라는 흑인 청년이 경찰의 과잉 단속으로 목숨을 잃었다. 시민들은 분노했다. 폭동이 발생했다. 용의자가 거칠게 저항하면 연행을 포기하는 경찰들이 늘어났다. 비리를 저질러도 현장에서 ‘용감’한 경찰들의 몸값이 올라가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부당한 체포와 연행이 이어지자 경찰의 신뢰는 땅에 떨어졌다. 경찰에 앙심을 품은 시민이 늘어나니 경찰 정보원은 줄었고 경찰이 얽힌 재판의 배심원 합류를 거부하는 경우가 급증했다. 경찰은 갈수록 고립무원 상태가 됐고 물리력에 의지하려는 경향이 강해졌다.
드라마는 비리 경찰 웨인 젱킨스(존 번솔)를 통해 볼티모어 경찰 행정의 문제점을 들여다본다. 젱킨스가 이끄는 총기 추적 반원들은 경찰 업무보다 돈과 마약이라는 부수입에 더 관심이 많다. 애먼 시민들에게 폭력을 행사하거나 없는 죄를 뒤집어 씌우는 등 불법을 자행하기도 한다.
드라마는 비리 경찰을 쫓는 미 연방수사국(FBI) 요원들의 활약, 경찰의 탈법과 위법으로부터 시민을 보호하려는 법무부 직원의 노력을 포개며 복마전 같은 볼티모어의 치안 상황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