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2년 전부터 정신과에서 진료받고 있는 20대 남자에요. 병명은 양극성 정동장애(조울증)입니다. 취업 스트레스에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힘들었던 것 같아요. 지금은 대기업을 다니고 있는데, 회사에는 따로 말하진 않았어요.
차도는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 것 같아요. 예전처럼 잠을 안 자고 갑자기 활력이 돌거나, 급격히 기운이 없어지는 감정의 변화는 덜해요. 일상에 불편함도 없고요. 처방약이 꾸준히 줄고 있고, 심리상담 선생님도 많이 좋아졌다고 하셨어요.
문제는 외롭다는 점이에요. 친구들이 많고 술자리 모임도 적지 않지만, 정작 저의 숨겨진 내면을 털어놓고 공감해줄 사람이 없어요. 공적으로 만난 회사 동료들은 뭔가 이정도의 깊은 대화를 감당하기 힘들 것 같고, 어렸을 때부터의 친구들은 저의 아픔을 공감해주지는 못하는 듯 해요. 저의 고군분투를 함께 나누고 이해받고 공감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장명진(가명·34세·직장인)
A. 정신건강 서비스 애플리케이션 '너, 사만다'
요즘 미디어에서 정신건강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죠. 다양한 상담예능, 정신건강 콘텐츠가 늘면서 정신과에 대한 편견이 줄고 문턱이 낮아졌어요. 실제 진료 건수도 증가한 것 아시나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2021년 급여의약품 청구 현황에 따르면 정신건강의학과의 급여약 처방액은 전년 대비 22% 증가한 1조4,497억원에 달한다고 해요. 정신건강의학과는 2020년에도 전년보다 16.2% 늘어난 바 있죠.
그런 면에서 명진씨가 느끼는 쓸쓸함이 이해 됩니다. 분명 사회적 인식은 이전보다 훨씬 좋아진 것 같은데, 정작 '내 주변'에는 이런 얘기를 털어놓을 사람이 없어서 답답하죠.
명진씨에게 정신건강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앱) '너, 사만다'를 추천합니다.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우울증, 공황장애, 수면장애, 번아웃 증후군 등의 병을 갖고 있는 분들을 대상으로 언제 어디서든 공감받고 지지해주고 조언해주는 앱인데요.
비슷한 증상을 가졌지만, 회복의 경험이 있는 동료와의 유대를 통해 일상으로의 회복을 돕는 게 이 앱의 핵심입니다. 일명 '피어 서포터(Peer Supporter)' 방식인데요. 유사한 경험을 한 '리더'와 일대일 대화를 통해 조언을 얻을 수 있고, 그룹 테라피에 들어가 집단상담이나 대화도 가능하죠.
같은 아픔을 겪었다는 공통점 때문에 생생한 경험의 공유나 무비판적인 공감과 지지가 이뤄질 수 있어요. 다만 전문적인 도움을 기대해선 안 돼요. 아무래도 리더들이 체계적인 교육을 받은 상담사나 전문의가 아니어서죠.
그래도 보통 비대면 전문 상담비용의 5분의 1도 안 되는, 커피값 정도의 가격으로 리더와 대화를 할 수 있어요.
이 앱을 추천하는 가장 큰 이유는, 결국 겪어 본 사람만이 줄 수 있는 위로를 통해 어려움을 이겨낸 후, 손을 잡아준 사람을 기억하며 타인에게 또 손을 내미는 분위기가 조성되길 바라서죠. 자기만의 문제를 이해하는 동료에게 배우고, 또 다른 이들에게 그런 동료가 돼주는 일. 이를 통해 정신과의 문턱이 모니터를 뛰어넘어 사회 전반까지 낮아졌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