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로 재가동' 포스코, 일부 공장 복구 1년 걸릴 수도"

입력
2022.09.13 14:00
원형일 금속노조 포스코지회장
"고로보다 후공정 라인 피해 커"
"대형 모터 제작 시 완전 복구에 1년"

태풍 '힌남노' 피해를 본 포스코 일부 공장의 완전 복구엔 1년가량 소요될 것이란 주장이 나왔다.

철을 가공해 제품을 만드는 '후공정' 라인에서 근무하는 원형일 금속노조 포스코 지회장은 13일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하천이 범람하면서 진흙이 많이 차서 청소하고, 물을 빼고 있다"며 "2010년 입사한 이래 이런 피해를 입은 적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한전의 전기공급 시설인) 수전변전소 같은 포스코 내에 전기를 공급해주는 설비가 피해를 보면서 고로 정지까지 온 것 같다"며 "하천이 범람하면서 고로의 피해보다는 후공정 라인, 냉연·열연 쪽으로 피해를 많이 입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품을 만들 수 있는 공장 중 절반 정도가 완전 침수됐다"며 "완전 침수된 공장의 경우 (복구에)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제철소 내 모터가 수천 개일 텐데 모터 1, 2개 닦으면 하루가 간다는 말이 맞냐'는 질문에 "대형 모터는 청소하기에 조금 커 그런 경우가 있고, 내부에 쉽게 접근되는 상황이 아니라 물 빼고 이러는 데 상당한 시일이 걸린다"며 "현 상황에서 볼 때 모터를 다 교환해야 할 수도 있고, 모터를 떼어내 닦고 청소한 뒤 절연 등의 문제가 있어 전문가들의 판단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모터를 사용할 수 없어 새로운 모터를 제작할 경우 제작 시간, 배송 시간, 설치 시간 등을 감안하면 완벽한 복구에 1년 혹은 10개월 정도 걸릴 수도 있다"고 했다.

이는 철광석으로부터 선철(銑鐵)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고로가 정상 가동되는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포스코는 10일 포항제철소 3고로를 정상 가동한 데 이어 12일 4고로와 2고로를 재가동했다. 앞서 기록적인 폭우와 냉천의 범람으로 제철소 대부분 지역이 침수 정전되면서, 1973년 쇳물 생산을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고로 3기가 동시에 가동을 멈췄었다.

포스코 공장 내 발생한 화재 원인으로는 "정확히 알 순 없지만 하천이 범람하면서 타워 같은 것들이 넘어지면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항간에는 (공장 인근에 있는) 냉천을 메워 체육공원을 만들려고 하다, 수용할 수 있는 물보다 더 많은 물이 유입돼 범람했다는 얘기도 들린다"고 했다.

박민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