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추석 연휴에 멕시코를 방문해 '2030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지원 활동을 펼쳤다. 이어 멕시코 내 삼성의 현지 공장을 방문해 임직원들을 격려하는 등 현장 경영 무대를 해외로 넓혔다.
12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8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 대통령 집무실을 찾아 오브라도르 대통령을 예방했다. 이 부회장은 오브라도르 대통령에게 "부산세계박람회는 '더 나은 인류의 미래'를 위한 비전과 혁신 기술을 제시하는 장(場)이 될 것"이라고 설명하고, 부산이 엑스포 개최지로 안성맞춤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은 오브라도르 대통령에게 삼성전자의 멕시코 현지 사업 현황 등을 설명하고, 삼성에 대한 멕시코 정부의 지원에 감사를 전했다. 아울러 삼성과 멕시코 기업들이 중장기 협력을 할 수 있는 방안도 논의했다.
이 부회장은 6월에도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를 만나 2030년 세계박람회 부산 개최에 대한 지지를 부탁했다. 박람회 개최지는 내년 말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 투표를 거쳐 결정된다.
이 부회장은 이후 멕시코 케레타로에 있는 삼성전자 가전 공장과 하만 공장, 삼성엔지니어링 건설 현장 등을 방문해 현장을 살폈다. 이 부회장이 케레타로 가전 공장을 방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하만은 이 부회장 주도로 2017년 삼성이 인수한 세계 최대 전장 업체이자 음향 전문 기업으로, 멕시코에 생산 공장을 두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2020년 멕시코 국영 석유회사 페멕스(PEMEX)의 자회사로부터 4조5,000억 원 규모의 '도스보카스 정유 프로젝트'를 따냈다.
이 부회장은 직원들과 함께 구내식당에서 떡만두국·비빔밥으로 식사를 하며 추석에 가족과 떨어진 채 일하는 것을 격려했다. 현지 '워킹맘'들로부터 육아와 업무를 함께 하는 어려움을 듣기도 했다. 도스보카스 건설 현장에선 직원들이 생활하는 '삼성 캠프'를 직접 살펴봤다. 이 부회장은 '직원들이 어떤 환경에서 생활하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예정에 없던 숙소 방문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와 함께 멕시코에 동반 진출한 국내 협력업체도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했다. 이 부회장이 방문한 대영전자는 가전제품 생산에 필요한 전력제어 부품 등을 현지에서 생산해 케레타로 공장에 납품하는 기업으로 1996년부터 25년 넘게 삼성전자와 협력 관계를 이어 왔다.
이 부회장은 그동안 설, 추석 등 연휴 기간에 글로벌 비즈니스 파트너들과 미팅을 갖거나 해외 현지 사업을 점검하고 해외 현장 근무 임직원들과 만나 애로사항 등을 들으며 격려해 왔다.
이 부회장은 현지 직원들에게 "명절을 가족과 함께 보내지 못하고 고객들과 동료 직원들을 위해 현장에서 헌신하는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지금은 비록 어려운 상황이지만 과감한 도전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미래를 개척하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