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황대기] '누의공과' 실수는 잊어라…강릉고 돌격대장 황우영

입력
2022.09.10 10:00
13일 강릉고-부산고 결승 격돌

강릉고의 ‘돌격대장’ 황우영(3년)이 창단 첫 봉황대기 우승을 향해 달린다.

황우영은 제50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쾌조의 타격감을 뽐내며 강릉고를 결승까지 이끌었다. 대회 타율은 0.400(25타수 10안타)로 20타석 이상 소화한 팀 내 선수 중 가장 높다. 파워보다는 정교함이 돋보이는 타자다.

특히 지난 8일 장충고와 준결승전에서는 4타수 3안타 3타점 2도루로 맹활약했다. 4-2로 근소하게 앞선 6회 2사 만루에서 결정적인 안타를 날리기도 했다. 이 안타를 칠 때 상대 중견수가 공을 뒤로 빠트리는 사이 황우영은 득점까지 성공했지만 너무 기뻐 흥분한 나머지 홈 플레이트를 밟지 않는 ‘누의 공과’ 실수를 범하기도 했다.

당시 상황을 떠올린 황우영은 “흥분해서 소리지르며 뛰어 들어오다가 홈을 안 밟은 거 같다”며 머리를 긁적인 뒤 “좋은 교훈이 됐다. 결승 때는 끝까지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대회 첫 2경기에서 10타수 5안타로 불방망이를 휘두른 황우영은 이후 2경기에서 7타수 무안타로 롤러코스터를 탔다. 하지만 유신고와 8강전에서 4타수 2안타, 장충고와 4강전에서 4타수 3안타로 감을 되찾았다. 그는 “대회 초반에 잘 치다가 중간쯤에 욕심이 많았다”며 “욕심을 버리고 스트라이크만 치고, 방망이 중심에만 맞히자는 타격을 하다 보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강릉고는 팀 타율 0.317, 팀 평균자책점 1.44로 공수의 조화를 자랑하며 결승까지 올랐다. 전국대회 결승 진출은 올해 처음이다. 이제 창단 첫 봉황대기 우승까지 1승 만을 남겨뒀다. 상대는 평균자책점 0.88의 부산고로, 오는 13일 오후 2시 서울 목동구장에서 격돌한다.

황우영은 “올해 전력이 작년에 비해 안 좋다는 말이 많았는데 처음에는 인정을 안 했다. 성적을 많이 못 내다 보니 그 말을 인정하게 됐고, 그래서 훈련을 더 열심히 했다”며 “결승전은 1점을 먼저 내는 야구가 중요하다. 공을 중심에 맞히고, 선수들이 각자 해야 할 일을 상황에 맞게 잘한다면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소년 대표팀 사령탑을 맡아 자리를 비우게 된 최재호 감독 대신 지휘봉을 잡은 이창열 강릉고 코치는 “선수들이 워낙 우승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며 “상대가 누구인지 보다는 지금처럼 학생답게 열심히 하는 야구를 보여준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지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