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황대기] 부산고 vs 강릉고 마지막 승부...50번째 '초록 봉황'은 누구 품에?

입력
2022.09.08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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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고와 강릉고가 50번째 ‘초록 봉황’을 두고 마지막 승부를 벌인다. 봉황대기를 세 차례 제패한 부산고는 1993년 이후 29년 만에 패권 탈환을 노리고, 강릉고는 1975년 창단 후 첫 우승에 도전한다.

부산고는 8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50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준결승전에서 천안북일고를 3-1로 제압했다. 이로써 부산고는 1985년, 1986년, 1993년 우승에 이어 통산 네 번째 정상 등극에 나선다. 결승에 오른 것도 주형광이 최우수투수상을 받았던 1993년 우승 이후 처음이다.

1985년과 1986년 선수로 봉황대기 2연패를 경험했고, 이제 사령탑으로 우승을 노리는 박계원 부산고 감독은 “개인적으로 봉황대기와 좋은 인연이 있는 것 같다”며 “29년 만의 결승 진출을 계기로 부산고의 전성기가 다시 시작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열린 4강전에서는 강릉고가 전날 덕수고와 5시간 7분 대혈투를 벌인 장충고롤 10-2 승리로 완파했다. 2019년 결승에서 휘문고에 패해 준우승을 차지했던 강릉고는 3년 만에 다시 대권에 도전한다.

대망의 봉황대기 50번째 결승전은 추석 연휴 직후인 13일 오후 2시 목동구장에서 펼쳐진다.

부산고 3-1 북일고

부산고는 0-0으로 맞선 5회말 상대 수비 실책으로 잡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선두타자 이찬우(2년)의 2루 땅볼 때 북일고 2루수 김기찬(1년)의 송구 실책이 나와 무사 2루가 됐다. 6번 연준원(2년)의 번트 안타로 무사 1·3루를 만들었고, 7번 양혁준(2년)이 선제 1타점 내야 안타를 쳤다. 계속된 1사 2·3루에서는 9번 박찬엽(1년)이 2타점 적시타를 터뜨려 3-0으로 달아났다.

6회초에 북일고 4번 이승현(2년)에게 솔로포를 허용한 데 이어 7회초 2사 만루 위기를 맞은 부산고는 5번 김민준(3년) 타석 때 구원투수 성영탁(2년)을 마운드에 올렸다. 성영탁은 김민준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위기를 넘긴 다음 9회까지 무실점으로 막았다.

박계원 감독은 “투수들 모두 컨디션이 워낙 좋아 누가 나가더라도 자신감이 넘쳤다”며 “타선은 한번 잡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집중력을 발휘해줬다”고 총평했다. 성영탁은 “위기 때 무조건 막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마운드에 올랐다”면서 “결승까지 올라간 만큼 무조건 우승하고 기분 좋게 부산에 내려가겠다”고 밝혔다.

강릉고 10-2 장충고

강릉고는 ‘작전 야구’를 앞세워 전날 5시간 혈투로 피로가 쌓인 장충고를 공략했다. 0-1로 뒤진 3회초 1사 3루에서 정재우(2년)의 스퀴즈 번트로 1-1 균형을 맞췄고, 2-2로 맞선 4회초 1사 3루에서 또 박채운(2년)이 스퀴즈 번트를 성공시켜 역전했다.

4-2로 앞선 6회초 2사 만루에서는 황우영(3년)의 중전안타로 승기를 잡았다. 이 타구를 장충고 중견수 한승현(1년)이 포구하는 과정에서 뒤로 빠트려 타자 주자까지 총 4명이 홈을 밟았다. 다만 장충고의 비디오 판독 요청에 따라 황우영이 홈 플레이트를 밟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타자 주자의 득점은 취소됐다. 8-2에서 7-2로 점수가 바뀌었지만 강릉고는 7회초에도 3점을 보태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김지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