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황대기] '5시간 7분 대혈투' 장충고, 덕수고에 신승... 4강 대진표 완성

입력
2022.09.07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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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일고-부산고, 장충고-강릉고, 8일 4강전
장충고, 11회말 끝내기 볼넷으로 12-11 승리
2009년 연장 승부치기 도입 후 최장시간 기록

제50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4강 대진표가 완성됐다. 6번째 초록 봉황에 도전하는 북일고와 막강 마운드의 부산고가 4강 첫 경기에서 맞붙는다. 또 봉황대기 첫우승을 노리는 장충고와 2019년 준우승팀인 ‘패기’의 강릉고도 결승전으로 가는 외나무다리 승부를 벌인다.

장충고 12-11 덕수고(연장 11회)
강릉고 7-1 유신고(이상 목동)


장충고는 5시간 7분에 걸친 연장 대혈투 끝에 ‘디펜딩 챔피언’ 덕수고를 힘겹게 누르고 4강에 합류했다. 2009년 ‘연장전 승부 치기’가 도입된 이후 고교 야구 최장 경기시간 기록을 새로 썼다.

장충고는 7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대회 8강전 덕수고와 경기에서 연장 11회말 끝내기 볼넷으로 12-11 신승을 거뒀다.

경기 내내 팽팽한 힘겨루기가 이어졌다. 덕수고가 기동력을 활용해 1회초 홈 스틸로 선취점을 올렸고, 2회초에도 상대 투수 폭투 때 재빠른 홈 쇄도로 2-0으로 앞서갔다.

장충고도 추격을 시작했다. 3회말 1사 2루에서 폭투와 실책을 틈타 1점을 만회했고 5회말 한승현(1년)의 적시 2루타로 2-2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6회말엔 1사 1ㆍ3루에서 박찬(3년)이 우중간을 완전히 가르는 2타점 3루타를, 7회말 1사 3루에선 김재익(2년)의 절묘한 스퀴즈번트로 1점을 더 달아나며 승기를 잡는 듯했다.

하지만 ‘디펜딩 챔피언’의 저력도 만만치 않았다. 덕수고는 8회초 연속 3안타와 배승수(1년)의 적시타로 3점을 내며 5-5 동점을 만들었다. 장충고가 이민준(3년)의 좌월 2점 홈런으로 균형을 깼지만, 덕수고도 9회초 상대 내야의 결정적인 콜플레이 실책을 틈타 7-7 동점을 만들며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연장전도 일진일퇴의 공방전이 이어졌다. 덕수고가 10회초 2점을 내자 장충고도 2사 만루에서 밀어내기 사구와 폭투로 극적인 9-9 동점을 만들었다. 덕수고가 또 11회초에도 2득점했지만, 장충고는 11회말 1사 만루에서 한승현(1년)의 적시타로 11-11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연속 볼넷을 얻어내며 5시간 7분간의 혈전을 마무리했다.

강릉고는 지난해 봉황대기 4강전에서 유신고에 당했던 영봉패(0-4)를 깨끗하게 갚았다.

김백산(3년)과 조경민(3년)으로 이어지는 마운드의 힘이 빛났다. 김백산은 두 번째 투수로 나서 4.1이닝 1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고, 조경민도 3.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들 듀오는 2학년이었던 지난해 4강에서도 나란히 마운드에 올라 유신고 타선을 7이닝 3실점으로 막았다. 조경민은 경기 후 “지난해 4강에서 경기 후반 내가 1실점 하는 바람에 팀이 역전 동력을 잃었다”면서 “올해는 꼭 이기고 싶었는데, 타선도 초반부터 잘 터졌고 슬라이더가 생각보다 잘 먹히면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라고 말했다.

마운드가 잘 버티는 사이 강릉고 타선도 불을 뿜었다. 1회말 김예준(3년)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올리며 기분 좋게 출발했고 3회말에도 김예준 정재우(2년)의 적시타로 3-0까지 달아났다. 6회초 유신고에 1점을 내줬지만, 이어진 6회말 1사 만루에서 희생플라이와 연속 3안타로 대거 4득점, 7-1까지 달아나며 승기를 잡았다.


강주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