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 7명이 발생한 경북 포항 아파트 지하주차장 참사 원인을 둘러싼 경찰의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됐다. 아파트에 이웃한 냉천 범람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지만, 주민들에게 지하주차장 차량 이동 안내방송을 한 관리사무소의 대응도 조사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7일 경북경찰청에 따르면, 포항 W아파트 지하주차장 침수사고와 관련해 정상진 수사부장을 팀장으로 하는 전담수사팀이 꾸려져 본격 수사에 들어간다. 68명으로 구성된 전담팀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현장 감식을 시작으로 사고 원인을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한다.
경찰은 전날 관리사무소에서 사고 발생 당시 상황이 담긴 폐쇄회로(CC) TV 영상을 입수해 분석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합동 감식과 주변 탐문을 통해 이번 사고 발생 원인을 다각도로 규명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주민들과 아파트 관계자들 증언에 따르면, 1차적인 사고 원인은 집중호우로 인한 냉천 범람이다. 사고 당시 포항에는 시간당 110㎜ 이상의 폭우가 쏟아졌고, 이로 인해 도로를 사이에 두고 W아파트 정문과 150m 거리에 있는 냉천이 범람하면서 순식간에 지하주차장으로 물이 들어찼다. 그간 침수 피해를 입은 적이 없어서 하천 범람에 따른 대비책이 제대로 안 갖춰졌을 가능성도 있다. 주민 김모씨는 "이곳은 아무리 비가 많이 와도 그동안 침수된 적이 없었다"며 "하천이 범람하면서 순식간에 물이 들이찬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최대 쟁점은 냉천 범람 이후 대응 과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관리사무소 측은 언론 인터뷰에서 "(전날 오전 4시 30분에) 102동 유치원 놀이터 쪽 주차 차량을 이동해달라. 지하주차장은 괜찮다"고 알렸으며, 오전 5시 20분에는 "지하주차장도 물이 찰 수 있으니 차량을 지상으로 옮겨달라"고 방송했다고 밝혔다.
오전 6시 30분쯤에도 "지하주차장에 있는 차량을 옮겨달라고 했다"는 방송을 했다는 게 주민들 전언이다. 사망자 가족은 "지하주차장에 물이 찼으면 내려가지 말라고 알려줘야지, 왜 차량을 이동하라고 방송했느냐"며 관리사무소 측을 원망했다. 다만 일부 주민들은 "갑작스러운 냉천 범람이 원인인데 관리사무소 책임으로만 돌리는 건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