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건물 날리고 대형 간판 접어버린 힌남노의 위력

입력
2022.09.06 10:20




태풍 힌남노가 훑고 지나간 자리마다 꺾인 가로수와 종잇장처럼 접힌 지붕이 나뒹굴었다. 순간 최대 풍속 43m~45m/s를 넘나드는 강풍에 전신주가 부러지거나 주차 안내 부스까지 속절없이 날아가 처박혔다.

순간 최대 풍속 54m/s에 달할 만큼 강한 위력을 지닌 태풍 힌남노는 6일 0시 풍속 45m/s를 유지하며 제주를 지났고, 오전 5시경 거제에 상륙해 남해안 일대를 할퀴며 지나갔다.

'건물도 무너뜨린다'는 표현이 현실로 나타나기도 했다. 제주시 남원읍사무소 옆 건물 옥상에 샌드위치패널로 지어진 가건물이 강풍에 날아간 것이다. 서귀포시와 제주시에서는 주택과 학교 건물 지붕이 날아갔고, 서귀동에선 공사장 가림막도 힌남노 앞에 힘없이 무너졌다.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에선 초대형 철제 간판이 강풍을 못이기고 종잇장처럼 접히고 말았다. 태풍의 이동 경로를 벗어난 지역에서도 무수한 가로수가 뽑히거나 부러졌는데, 인천과 경기 수원시 등지에서는 가로수가 차량을 덮치는 2차 사고가 발생했다.




일반적으로 풍속 30∼40m/s 정도면 차량 운전이 어려워지고, 무언가에 의지하지 않고서는 똑바로 서 있기 힘든 것으로 알려졌다. 실험실이 아닌 거리에서 바람에 날린 물건에 맞으면 다치거나 사망할 가능성도 있다. 풍속이 40m/s를 넘어설 경우 주행 중인 트럭이 전도하거나 제대로 고정되지 않은 건축물의 금속 지붕이 벗겨질 수 있다.

유례없는 강풍으로 부산 경남지역을 할퀸 힌남노는 이날 오전 7시 10분경 여전히 '강' 세력을 유지하며 동해상으로 빠져나갔다.










최주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