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힌남노 강타, 전국 할퀴다
입력
2022.09.06 04:30
기자
태풍 힌남노가 한반도를 향해 북상 중인 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해수욕장 앞바다에 파도가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 부산=홍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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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조치9호' 피해자 배상 길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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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사법리스크 2차 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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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한 미소에 여유 보인 이재명... "법과 상식에 따르지 않겠느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위증교사 사건 1심 선고를 위해 서초동 법원에 출석했다. 환한 미소를 띄며 차량에서 내린 이 대표는 지난 15일 공직선거법 1심 선고 때보다 훨씬 여유로워 보였다. 이 대표를 배웅하기 위해 도열해 있던 민주당 의원들 60여명과도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짧은 대화를 주고 받는 등 긴장한 기색은 보이지 않았다. 의원들은 이 대표를 향해 주먹을 불끈 쥐어보였고, 지지자들은 "이재명"을 연호했다. 이 대표는 이날 재판 관련 심경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침묵하며 재판정으로 빠르게 들어섰다. 앞서 이 대표는 국회에서도 이날 재판에 관한 언급을 최대한 자제했다. 이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선 사도광산 추도식 관련 대일 외교의 무능을 질타하는 등 외교안보 이슈에 관해서만 거론했다.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후 재판 결과를 어떻게 예상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법과 상식에 따라하지 않겠느냐"고 짧게만 말했다. 심경을 묻는 말에는 "특별히 할 말이 없다"고 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김동현)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이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1심 선고를 진행한다. 이 대표는 2019년 2월 자신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에서 '검찰 사칭' 사건과 관련해 고(故) 김병량 전 성남시장의 비서 출신 김진성씨에게 거짓 증언을 요구한 혐의로 지난해 10월 기소됐다. 이 대표는 "기억나는 대로, 있는 그대로 말해달라"고 했을 뿐이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명태균 녹취 공개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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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균, 오세훈이 지인 통해 돈 봉투 보내자 '양아치'라며 분개"
오세훈 서울시장의 지인으로 알려진 사업가 김모씨가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명태균씨에게 여론조사 비용을 건넸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명씨의 전 법률대리인인 김소연 변호사가 명씨가 오 시장 측으로부터 돈을 받은 뒤 화를 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김 변호사는 25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명씨가) 대화 과정에서 오 시장이 제일 양아치라고 하면서 굉장히 분개했다"고 말했다. 그는 "(오 시장이) 김씨를 통해 돈 봉투를 보내면서 '먹고 떨어지라'는 식으로 이렇게 고생한 자기들을 안 좋은 취급했다고 하면서 화를 낸 적 있다"며 "처음 만난 날부터 심하게 분개했다"고 언급했다. 검찰 조사 과정에서 김씨가 오 시장의 여론조사 비용을 전달했는지 등에 대해서는 언급되지 않았다고 한다. 다만 검찰이 명씨에게 2021년 4월 25일 명씨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제주도에서 찍은 사진이 게재된 것에 대해 물었고, 그러자 명씨가 스스로 김씨에 대해 언급했다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검찰이) 김 위원장과 찍은 제주도 사진을 제시하고 어떻게 된 거냐고 해서, 선거 끝나고 4월에 김 위원장이랑 같이 (제주도에) 갔는데, 별장 주인이 김씨다(라고 했다). 그때 (김씨에 대한) 대화가 나왔다. (김씨는 오 시장의) 후원회장이라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검찰은 또 명씨가 오 시장이 서울시장 선거를 치렀을 당시 어떤 역할을 했는지 물어봤다고 한다. 김 변호사에 따르면 명씨는 조사과정에서 김종인 위원장에게 세 가지 방법을 제시했고, (김 위원장이) 그대로 했다고 답했다. 김 변호사는 "(명씨가 제시한 방법은) 예를 들어 협상테이블에 성일종 의원을 보내고, 3월 며칠까지 절대로 협상하지 말라, 그 협상을 연장하기 위해 여론조사 조건을 ARS 몇 퍼센트로 끝까지 밀고 있어라(라는 것)"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내용을 토대로 실제로 안철수 의원이 빠진 상태에서 경선을 치르게 됐다"며 "(명씨가) 상당히 머리가 좋다라고 (생각했다). 저희는 재미있게 강의 듣듯이 조사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진행자가 "명씨가 직접 오세훈 캠프를 찾아가거나 오 시장이나 오 시장 측에 직접 연락해 자료를 제공했다는 얘기는 들은 바가 없냐"고 묻자 "제가 조사 입회했을 때까지 그런 조사 내용은 없었고 질문도 거의 없었다"며 "본인도 초반부터 오 시장은 머리가 나빠서 말이 안 통한다고, 다 김 위원장 통해서 전달했다고 들었다"고 했다. 그는 명씨가 "검찰이 찾는 '황금폰'을 내가 갖고 있다"며 휴대전화 제출을 조건으로 구명로비를 시도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황금폰이란 용어를 쓴 적은 없고 명씨가 휴대전화를 갖고 있는 것처럼 변호사들에게 이야기를 하면서 이철규 의원이나 이런 사람들에게 어필하란 식으로 얘기했다"며 "자기는 원하는 것은 먹고 살게 해주는 것, 그리고 구속이 되면 풀어주는 것 이렇게 두 가지이고 조용히 살겠다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황금폰의 존재에 대해 "저희 변호사들은 전혀 믿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휴대전화를 내놓고 얘기하든지 아니면 적어도 어디에 있다고 알려주든 그렇게 해야 된다"며 "사건을 많이 하다 보면 전혀 없으면서 변호인들을 최종 위기에 모는 경우들도 있어서 저희는 섣불리 안 움직인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당원게시판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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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판 논란’ 최고위서 정면충돌 “비방글 썼다고 고발?” vs “사실관계 확인부터”
“저한테 문자폭탄 메시지 보낸 번호도 같이 고발하라.”(김민전 최고위원)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말씀하셔라.”(한동훈 대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친윤석열계인 김민전 최고위원이 25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공개 충돌했다. 한 대표와 가족 이름으로 당원게시판에 윤석열 대통령 부부 비방 글이 올라온 것을 두고서다. 이날 오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위증교사사건 1심 선고를 앞두고 ‘반사이익’을 누려야 할 집권여당 지도부가 분열 양상만 노출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작심한 듯 포문을 열었다. 그는 당원게시판 논란을 두고 “정당은 민주적이어야 하고, 정당 의사 형성도 민주적이어야 한다”며 “(당원게시판) 자료 일부를 왜 저희는 못 보는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확인했는지 같이 공유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당 지도부가 당원게시판을 전수조사한 상황을 공유해 달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 최고위원은 “당에서 ‘한 대표 사퇴’ 같은 글을 쓰는 사람을 고발한다는 기사가 나왔다”며 “사실인지 아닌지 모르지만 만약에 고발한다고 하면 저한테 무수히 많이 사퇴하라는 문자메시지가 와 있다. 저한테 문자폭탄 보낸 사람들도 다 따서 드릴 테니 고발해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친윤계를 향한 비방도 같은 기준에서 처리하라'고 촉구한 것이다. 한 대표는 곧장 김 최고위원을 향해 “발언하실 때 사실관계 좀 확인하고 말씀하시면 좋겠는데, 그런 고발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이 없다. 그게 무슨 말씀인지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김 최고위원은 마이크가 꺼진 상태에서도 “그런 기사가 났다”고 맞받았다. 그러자 친한계 정성국 조직부총장은 “기사를 보고 이야기하냐”고 반발했고,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도 “아이고”라며 한숨을 쉬었다. 서범수 사무총장은 “당원게시판은 익명성 전제 게시판”이라며 “한 대표는 우리 당 대표이고 공인인 점 감안해 (당원게시판에서) 확인했다고 말씀드린다”고 했다. “한 대표를 사퇴하라고 해서 고발한다는 말씀은 금시초문”이라고도 했다. 분위기가 과열되자 추경호 원내대표가 “비공개회의에서 논의하자”고 중재해 회의는 비공개로 전환됐다. 한 대표는 비공개 회의 후 기자들을 만나 “(김건희 여사 문자) 읽씹 논란부터 김대남 (고발사주) 건 등 이렇게 자해적인 이슈에 대해서는 일관되게 언급을 자제해 왔다”라며 “이런 흐름을 악용해서 어떻게든 없는 분란을 만들어내려는 시도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대표는 “대통령을 비판한 글을 누가 썼는지 색출하라는 건 자유민주주의 정당에서 할 수 없는 발상이고, 그 자체가 황당한 것”이라며 “이런 뻔한 의도에 말려들 생각이 없다”고 했다. 친윤계가 한 대표를 향해 “진상을 규명하라”고 하는 데 강력히 반발한 것이다. 그동안 당원게시판 논란에 침묵을 지켰던 것에서 '반격'으로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김 최고위원도 진상조사 요구를 굽히지 않았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정당의 민주주의라는 차원에서 게시판 관련 논란은 조기에 종식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결국 진상 규명이 필요하고, 이것이 당의 건강성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했다. 친윤계가 요구하는 당무감사를 재차 촉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반쪽' 사도광산 추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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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호 "사도광산 추도식 불참 정부 원칙 지켜… 외교당국 반성 필요해"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5일 정부가 전날 열린 일본 정부 주도의 사도광산 추도식에 불참한 것에 대해 "한일 양국 간의 과거사 문제에 관해 일본에 불복하거나 타협하지 않겠다는 우리 정부의 원칙을 지킨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 정부는 어제 일본 정부가 주도한 사도광산 추도식에 불참하고 오늘 자체적인 추모 행사를 열기로 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추 원내대표는 "이번 사도광산 추도식이 한일 양국의 민감한 현안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의 요구 사항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 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아울러 "이와 같은 결과가 우리 외교당국의 안일한 태도 때문이 아니었는지 겸허한 반성과 점검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를 향해선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모처럼 조성된 한일 우호 분위기를 흔들어선 안 될 것"이라며 "사도광산 강제동원 피해자에 대한 진정 어린 추모를 포함해 과거 식민통치 역사에 대한 분명한 속죄와 반성은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를 위한 기본 전제"라고 못 박았다. 우리 정부는 2022년 8월 15일 제2차 세계대전 A급 전범들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이쿠이나 아키코 외무성 정무관(차관급)이 추도식 일본 정부 대표로 참석하는 등의 이유로 불참을 통보했다. 대신 이날 일본 니가타현 사도광산 조선인 기숙사 터에서 자체 추모 행사를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