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대표 소환에 대통령 고발... 여야, 극한 대결 자제해야

입력
2022.09.06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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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5일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을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하고 의원총회에서 김 여사 특검을 추진키로 했다. 검찰의 이재명 대표 소환에는 응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이 대표 취임 후 사정 정국이 펼쳐지며 걷잡을 수 없이 정국이 경색되고 있다. 여야 모두 책임이 막중하다. 최악의 태풍이 닥치고 글로벌 경제위기를 헤쳐나가야 하는 상황에 이 같은 극한 대립은 유감스럽기 짝이 없다.

민주당의 윤 대통령 고발은 언론의 의혹 보도가 계기가 됐지만 현직 대통령에게 불소추 특권이 있는 만큼 실제 수사로는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김 여사 특검도 실현되기 쉽지 않을 것이다. 다만 검찰 수사가 편향적이라는 시각이 있다는 게 문제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의총 후 “국민 의혹이 커지는 상황에서 수사기관들은 (김 여사) 봐주기로 일관하고 있다”며 특검으로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도 이 대표의 소환 조사 거부가 명분이 부족하기는 마찬가지다. 이 대표에게 다수 혐의가 있는 만큼 자진해서 의혹을 털어버릴 필요가 있고 야당이 대표를 감싸는 사당이 되었다는 비판도 유념할 필요가 있다. 국민의힘 양금희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이 공당의 자격을 포기하고 이재명 개인을 위한 정당, 로펌 역할을 계속할 것인지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여야가 각 지지층 여론만 의식하며 출구 없는 대립으로 치달아서는 안 된다. 이 대표는 "물가 급등, 추석 민생대책, 태풍 대비 등 민생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정부가 이런 문제에 집중하고 있는지에 회의적"이라고 했고,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전 국민이 태풍 힌남노로 걱정이 크고 그 대비에 분주한데 느닷없이 윤 대통령 고발이 웬 말"이냐고 비판했다. 모두 맞는 말이고 양당 모두 자제해야 한다는 뜻이다. 여야 모두 사정으로 상대를 없애겠다는 생각은 버리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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